2024년 3월 15일 사순 제4주간 금요일 미사 강론
천주교 부산교구 김해성당 이균태 안드레아
오늘 복음은 예루살렘 주민들이 소문 무성한 인물, 예수를 드디어 만난 사건을 우리들에게 들려준다. 주민들은 예수라는 인물이 정말로 하느님께로부터 파견을 받은 메시아인지, 아닌지를 놓고, 내가 맞다, 네가 맞다, 네가 틀렸다 서로 시시비비를 가리고자 했다. 하지만, 자기네들끼리 아무리 논쟁을 해봐야 별 수 없음을 알고는 마침내 예수께 직접 물어보기로 했다. 바로 오늘 복음에 이 대목이 나온다: « 그들이 죽이려고 하는 이가 저 사람 아닙니까? 그런데 보십시오. 저 사람이 드러내 놓고 이야기하는데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합니다. 최고 의회 의원들이 정말 저 사람을 메시아로 알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러나 메시아께서 오실 때에는 그분이 어디에서 오시는지 아무도 알지 못할 터인데, 우리는 저 사람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고 있지 않습니까? »
이런 분위기에서 예수께서는 확고하게 당신이 누구이신지 알려주신다: « 당신들은 나를 알고 또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도 알고 있소. 그러나 나는 나 스스로 온 것이 아니오. 나를 보내신 분은 참되신데, 당신들은 그분을 알지 못하오. 나는 그분을 알고 있소. 내가 그분에게서 왔고 그분께서 나를 보내셨기 때문이오 ».
오늘 복음은 세상의 악을 폭로한다. 그리고 이 폭로는 오늘날에도 자행되고 있는 세상의 악,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 이 땅에서 정의를 부르짖고, 가난하고 소외되고 힘없는 이들과 함께 연대하려는 이들을 옭아매려는 권력의 더러움도 폭로한다.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성경은 그저 우리에게 2천년 전, 십자가에 매달려 죽음을 당한 한 남자의 이야기만을 전해주지 않는다. 그를 십자가에 매달게 했던 사회 구조의 악, 특히 권력을 쥐고 있던 자들의 야비함과 그들의 파렴치함을 폭로한다. 그리고 2천년이 지난 우리들에게도 경고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된다고 말이다. 이렇게 복음은 때로는 우리들을 사정없이 쥐어 흔드는 바람으로 다가 오기도 한다. 오늘 나에게는 복음이 커다란 바람, 태풍으로 다가왔다.
여러분에게 오늘 복음은 어떻게 다가오고 있는가?
여러분에게 오늘 복음은 어떻게 다가오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