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수난 성지 주일(나해) 강론 – 이중적인 모습
주임신부 2024. 3. 24, 덕계성당
오늘 예식의 지침서를 보면, “주님의 수난기를 봉독한 다음, 경우에 따라 짧은 강론을 한다. 또한 잠깐 침묵할 수 있다.”라고 적혀있습니다. 왜 그렇게 적혀있을까요? 이는, 장엄한 주님의 수난기 자체가,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모든 내용을 다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도, 가능한 길지 않게 이 강론에 임하고자 합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군중은 예수님을 열렬히 환호했습니다. 그러나 군중의 열렬한 환호는, 똑같은 군중이 드러내는 저주의 아우성으로 조만간 변하게 됩니다. 여기에, 우리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인간의 그런 모습 속에 ‘내 모습’은 없는지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일 년 중에서 가장 거룩한 이 한 주간, 즉 ‘성주간’을 우리가 오늘부터 시작하며 생각해 봅니다.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을 나 안에서부터 없애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이중적인 모습은 자신의 십자가를 거부하고 결국 부활에로 향하지 못하게 합니다.
교형자매 여러분, ‘십자가 없는 부활은 없다!’는 참으로 의미 깊은 표현이 있습니다. 우리의 삶이,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서 주님을 올곧이 따름으로써, 결국 ‘부활’에 도달하길 바래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