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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2 00:16

[강론] 사순 제3주일 - 주임신부

조회 수 83

사순 제3주일(나해) 강론 – 변화
 

주임신부     2024. 3. 3, 덕계성당


 

오늘 자 교구 주보의 표지 사진에는 우리 성당 모습이 보이고, 사진 설명은 사진 뒷면 하단에 담겨있습니다. 사진이 나온 김에, 사진과 관련한 생각을 잠시 남겨 보겠습니다.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카메라는 크게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아날로그 필름카메라이고 다른 하나는 디지털카메라입니다. 요즈음에 와서 잘 보이지 않는 필름카메라는 디지털카메라가 따라가지 못하는 깊이 있는 색감 표현 등의 특징이 있습니다. 그리고 요즈음 대부분이 사용하는 디지털카메라는 편리함과 동시에 색깔과 크기를 쉽게 조정하는 등의 특징이 있습니다. 필름카메라도 그만의 특징이 있고, 디지털카메라도 그만의 특징이 있다는 것입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 입장에서는, 서로 다른 특징들과 다른 이들의 작품을 보며, 계속 공부하고 거듭 연습하는 가운데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추구함이 좋을 것입니다. 그런데 사진찍기를 좋아하는 사람들 또는 자칭 사진작가들 중 간혹 어떤 사람을 보면, 남들의 작품에는 관심이 없고 자신의 작품만 좋다고 생각하는 데에 문제가 있는 듯합니다. 달리 말해, 변화를 싫어하는 모습으로서 자기 것은 받아들이지만 다른 것은 받아들이지 않는 셈입니다. 


 

‘변화’와 관련하여, 언젠가 「평화신문」에 나온 기사가 있는데, 기사 제목은 “변하지 않으려면 모든 것이 변해야 한다.”입니다. 이 기사 중 일부를 소개해 드립니다. - <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남아 있기를 원한다면, 모든 것이 바뀌어야 합니다.” / 교회 안에서도 최근 ‘코로나 사태 이후의 교회’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 공통적인 얘기는 교회도 달라져야 하고, 또 어쩔 수 없이 달라지리라는 것이다. 한국 교회도 코로나 사태 이후에 대해 본격적으로 숙의해야 한다. 키워드는 ‘변화’가 될 것이다. 변화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현재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은 과거에 있었던 수많은 변화의 결과물이 아닌가. 변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 변화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변하지 않아야 하는 것’과 ‘변해야 하는 것’을 잘 구분하는 일이다. 변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당연히 신앙의 핵심적 요소이다. 반대로 변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태도이다. 익숙한 것에 안주하려는 나태함은 버리고, 생기를 잃어가는 복음 선포 방식은 바꿔야 한다. 시대의 징표를 찾는 데 점점 둔해지는 시력은 하루빨리 교정해야 한다. >  


 

저는 오늘 복음을 접하면서도, 이 ‘변화’라는 단어가 생각났습니다. 물론, ‘나쁜 변화’가 아닌 ‘좋은 변화’를 말합니다. 복음에서는 성전을 정화하시는, 즉 성전이 제대로 변화되길 바라시는 예수님이 나옵니다. 오랜 세월 동안 성전의 자기 자리에 주야장천(晝夜長川) 머물면서,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장사하고 돈놀이하며 살던 자들을 주님께서는 쫓아내 버리십니다. 그리고 “이 성전을 허물어라.”(요한 2,19)라고까지 강하게 말씀하십니다. 

   또 많은 사람이 그분을 믿게 되었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신뢰하지 않으셨다고 적혀있는데(요한 2,23-24 참조), 이는 사람들은 쉽게 변하지 않음을 드러내는 표현이기도 하겠습니다. 사실 지금까지도, 제 경험에 따른다면, 제법 많은 사람들과 교회의 구성원들조차 변화의 필요성을 모르거나 변화 자체를 그리 좋아하지 않음을 느낍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성전을 정화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 “당신 집에 대한 열정이 저를 집어삼킬 것입니다.”(요한 2,17) 그렇습니다. 변하지 않으려면 변해야 하고, ‘변화’를 위해서는 ‘열정’이 필요하겠습니다.


 

사랑하는 교형자매 여러분, 우리가 이 사순 시기를 보내며, 앞서 소개해 드린 기사에서의 표현처럼, 익숙한 것에 안주하려는 나태함을 버릴 수 있길 바래봅니다. 또한 우리의 열정 때문에, 변해야 할 부분이 정말 변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변화는 정화와도 연결되기에, 이러한 변화가 있다면, 우리 각자와 우리 집, 그리고 이곳 주님의 성전은 더 정화될 것입니다. 

   이렇게 정화되는 모습들을 보시는 주님께서는 당신 마음 뿌듯한 가운데 좋게 변화해 가는 우리를 더 신뢰하실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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