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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걷는 십자가의 길 - 임석수 신부

 

시작기도

 

주 예수님

예수님이 걸어가셨던 그 길을

이제 제가 걷고자 하나이다.

2000년이 지난 오늘

바로 이곳에서

제가 걸어갈 이 십자가의 길을

축복하여 주소서.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1 처 예수님께서 사형선고 받으심을 묵상합시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나는 이 사람의 피에 책임이 없소.

이것은 여러분의 일이오.”

빌라도는 물을 받아 손을 씻는다.

그리고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넘겨준다.

그의 말 한마디에

예수님은 사형수가 되셨다.

사형당할 만한 죄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는 군중의 힘에 굴복하고 말았다.

손만 씻으면 괜찮다는 말인가?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오늘 저는 다시금

당신을 죽이고 있습니다.

그 사람의 피에 대한 책임은

우리와 우리 자손들이 질 것이오

라는 대답을

지금 제가 반복하고 있습니다.

저의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

 

영광송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2 처 예수님께서 십자가 지심을 묵상합시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죽이시오, 죽이시오,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시오.”

군중들의 함성이 이어진다.

안됩니다. 그럴 순 없습니다.

그분은 죄가 없습니다.”

몇몇 사람들이 변호하고자 하지만

그 소리는 힘없이 묻혀버린다.

군중은 이를 즐기고 있다.

예수님은 묵묵히 십자가를 지고 가신 다.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당신을 위해

제대로 변호해드리지 못하는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영광송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3 처 예수님께서 기력이 떨어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힘들다.

내 십자가는 너무 무겁다.

더 이상 서 있을 힘이 없다.

머리에서부터 떨어지는 핏방울이

눈을 찌르고

온 몸에서 흘러내리는 피땀이

내 무릎을 꺾어 내리고 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의 그 많은 죄들이

나를 짓누르고 또 짓누른다.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벌써 넘어지셨습니까?

그렇게 힘드십니까?

가야할 길이

아직 많이 남아 있습니다.

어서 일어나십시오.

 

영광송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4 처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만나심을 묵상합시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어머니

나의 어머니

너무 마음아파 하지 마십시오.

이 길은 제가 가야할 길이니

눈물 흘리지 마십시오.

그렇지만, 어머니

마지막까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저도 어머니처럼,

함께 하겠습니다.

제게도

마지막까지 함께 해줘서 고맙다고

말씀해 주십시오.

 

영광송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5 처 시몬이 예수님을 도와 십자가 짐을 묵상합시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시몬아

바로 너였구나.

나를 위해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간 이가

바로 너였구나.

네가 나를 살렸구나.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시몬처럼 저도

주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가겠습니다.

그 십자가를 제게 주십시오.

 

영광송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6 처 베로니카, 수건으로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드림을 묵상합시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누가 나를 위로해 줄것인가?

누가 내 마음을 알아줄 것인가?

베드로, 너인가?

안드레아?

아니면 요한?

그래, 베로니카

네가 나를 위로해 주는구나.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어여쁜 베로니카처럼

저도 주님의 얼굴 닦아 드립니다.

어여쁜 베로니카처럼

주님께 사랑을 드립니다.

제 맘에, 제 삶에

주님의 사랑 가득 내려 주소서.

영광송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7 처 기력이 다하신 예수님께서 두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아무도 없느냐?

이제는 시몬처럼

나를 위해 십자가를 질 사람이

아무도 없느냐?

넘어지지 않으려 해도

쓰러지지 않으려 해도

또다시 이렇게 쓰러졌다.

그러나 다시 일어나야 한다.

내가 져야 할 십자가,

내가 못 박혀야 할 그곳으로

어떻게든 지고 가야 한다.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또 넘어지셨습니까?

다시 또 쓰러지셨습니까?

얼마나 많은 것들이

주님의 십자가를

무겁게 내리눌렀습니까?

또 넘어지실 거라면

차라리 일어나지 마십시오.

지금에라도 제가 지고 가겠습니다.

 

영광송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8 처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부인들을 위로하심을 묵상합시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예루살렘의 딸들아

나 때문에 울지 말고

너희를 위하여 울어라.

십자가는

고통은

너희에게 더 클 것이다.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주님 말씀 새겨듣나이다.

제가 흘리는 눈물이

주님께 올리는 기도가 되게 하소서.

영광송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9 처 예수님께서 세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또다시 넘어졌다.

벌써 몇 번째인지도 알 수가 없다.

병사들은 일어나라고 채찍을 쳐대지만

이제는

정말 이제는....

꼼짝할 수가 없다.

힘없이 눈물만 흐른다.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한 번,

두 번,

그것도 모자라

이제 세 번째 넘어지셨습니다.

한 번 일어나고,

두 번 일어났으니

이제 한 번 만 더 일어나소서.

 

영광송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10 처 예수님께서 옷벗김 당하심을 묵상합시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모든 것이 벗겨진다.

절망적이고 수치스럽다.

겉옷은 저희끼리 나눠 가지고

속옷은 서로 가지려고

제비를 뽑고 있다.

이 조롱, 이 경멸, 이 사나운 광기가

내 죽음을 앞당기고 있다.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제게 모든 것을 내어 주셨으니

저의 모든 것도 가져가소서.

제 생명, 제 마음,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당신을 위해 내어 드리나이다.

 

영광송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11 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심을 묵상합시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십자가에 못박혔다.

십자가에 매달렸다.

살아있어도 살아있는 것이 아니다.

숨조차 쉴 수 없다.

몸에 있는 모든 피와 물이

떨어져 내린다.

목이 말라온다.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나이까?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영광송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12 처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심을 묵상합시다

(무릎을 꿇으십시오.) (일어서십시오)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이제 마지막 때가 되었다.

마지막까지 해야 할 일이 있다.

죄의 용서와 인간의 구원.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이제 다 이루었다.”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줌으로써 받고

비움으로써 채워지고

포기함으로써 얻으며

나를 죽임으로써

다시 살아날 수 있음을

잊지 않게 하소서.

영광송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13 처 제자들이 예수님 시신을 십자가에서 내림을 묵상합시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올라갈 때는 병사들의 손으로

달아 올려졌고

내려올 때는 제자들의 손으로

달아 내려졌다.

예수님의 사랑받는 제자였던 요한

예수님의 어머니와 이모

십자가 밑에 있던 몇몇 여인들

아리마태아사람 요셉

그리고 몇몇 제자들

그들의 손에

예수님의 시신이 내려진다.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주님의 시신을 내리던 그 자리에

저도 끼워주소서.

주님을 모시는 영광을 허락하소서.

영광송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14 처 예수님께서 무덤에 묻히심을 묵상합시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고 하신 주님

이제야 주님이 쉬실 곳이

마련되었나이다.

이제는 무덤이 아니라

제 마음속에

언제나 머물러 주소서.

바로 여기, 제 안에, 제 곁에

함께 하소서.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영광송

 

마침기도

 

주님,

십자가의 길은 이제 끝이 났나이다.

그러나

저의 삶 안에서

또 다른 십자가의 길이

계속되고 있나이다.

그 길이 어떠한 길이라 하더라도

주님과 함께 걷는 길임을

잊지 않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교황님의 지향 대로 주모경을 바치겠습니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전능하신 하느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죄를 용서하시고 영원한 생명으로 이끌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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