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798호 2024. 2. 10 
글쓴이 이장환 신부 
주인이 종의 시중을 드는 이유
 
 

이장환 신부
화명성당 주임

 
   오늘은 설입니다. 음력 즉 달의 ‘차고 기움’을 시간의 기준으로 삼고 살아온 우리 민족이 새해를 맞이하는 날입니다. 조상을 기억하며 차례를 지내고 웃어른께 세배를 드리며 덕담을 주고받는 우리 민족의 큰 명절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스도인들이 복을 받으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오늘 독서와 복음 말씀을 통해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늘 준비하고 깨어 있으면서 주님께서 우리 삶의 주인임을 잊지 않고 살아라(복음), 우리 삶의 주도권이 우리 자신에게 있지 않고 오로지 하느님에 있다는 것을 명심하며 살아라(제2독서), 우리가 이웃에게 먼저 하느님의 복을 빌어주라(제1독서). 그러면 그 복은 곧 우리에게 돌아와 우리 역시 복 받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복음을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면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 깨어 있는 종들!” “그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라며 주인의 황송한 시중을 받는 종들이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시중들고 있는 주인의 모습에서 사랑을 베풀고 있는 아버지의 흐뭇한 모습이 떠올려지지 않습니까? 주인의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루카 17,10)라고 말해야 하는 종의 신분이지만 수고로웠을 종들을 배려하여 띠를 매고 시중드는 주인의 행동이 진정 행복해 보입니다. 이는 우리가 말로만 ‘복을 빌어주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되고 ‘복 받음을 느끼게’ 해주어야 하고, 누군가가 복 받음을 느끼게 해주는 사랑의 행동, 봉사의 행동, 베풂의 행동을 해야 함을 주인이 몸소 보여주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되돌려주실 복은 우리가 한 말에 의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한 행위 덕분임을 알려주시는 것이 아닐까요!
 
   올 한 해는 우리 삶의 주도권을 온전히 주님께 맡기며 내 이웃이 복 많이 받음을 느끼게 해주는 행동들로 더 많이 채울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의 이런 삶을 보시고 하느님께서 여러분들과 여러분들의 가정에 축복을 가득 내려주시길 기원합니다. 
호수 제목 글쓴이
2912호 2026. 2. 8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마태 5,14) file 장현우 신부 
2911호 2026. 2. 1  참된 행복이란 file 강지훈 신부 
2910호 2026. 1. 25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것들은 누구의 것인가? file 이재현 신부 
2909호 2026. 1. 18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 file 김영훈 신부 
2908호 2026. 1. 11  “하느님 마음에 드는 삶” file 안형준 신부 
2907호 2026. 1. 4  하느님이 꾸신 꿈을 함께 꾸는 사람들 김태균 신부 
2906호 2026. 1. 1  우리의 해맞이, 달맞이 file 이요한 신부 
2905호 2025. 12. 28  사랑으로 물들어 가는 가족 file 이요한 신부 
2904호 2025. 12. 25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다.’(요한 1,5ㄱ 참조) 신호철 주교 
2903호 2025. 12. 21  믿고 순종하는 이를 구원하시는 임마누엘 하느님 file 한인규 신부 
2902호 2025. 12. 14  자비롭고 선한 사람 file 손지호 신부 
2901호 2025. 12. 7  방향전환 file 이재석 신부 
2900호 2025. 11. 30  “깨어 준비하고 있어라.” file 김병수 신부 
2899호 2025. 11. 23  모순과 역설의 기로에서 file 김지황 신부 
2898호 2025. 11. 16  가난한 이들은 기다릴 수 없다 file 이상율 신부 
2897호 2025. 11. 9  우리는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file 최정훈 신부 
2896호 2025. 11. 2  우리의 영광은 자비에 달려있습니다 file 염철호 신부 
2895호 2025. 10. 26  분심 좀 들면 어떤가요. file 최병권 신부 
2894호 2025. 10. 19  전교, 복음의 사랑으로 file 김종남 신부 
2893호 2025. 10. 12  우리가 주님을 만날 차례 file 한종민 신부 
주보표지 강론 누룩 교구소식 한마음한몸 열두광주리 특집 알림 교회의언어 이달의도서 읽고보고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