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800호 2024. 2. 18 
글쓴이 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2024년 사순 시기 담화 (요약)

 
하느님께서는 광야를 통해
우리를 자유로 이끄십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계시하실 때 언제나 다음과 같은 자유의 메시지를 주십니다. “나는 너를 이집트 땅 종살이하던 집에서 이끌어 낸 주 너의 하느님이다.”(탈출 20,2) 자유로의 부르심은 힘든 요구입니다. 이스라엘이 광야에서 이집트에 매여 있던 것처럼, 희망이 없다고 느끼는 순간들에 우리는 참으로 그러한 속박에 매여 있음을 깨닫습니다. 사순 시기는 은총의 때입니다. 이 은총의 시기에, 광야는 다시 한번 우리 첫사랑의 자리가 될 수 있습니다.(호세 2,16-17 참조) 하느님께서는 당신 백성을 형성하시어 우리를 종살이에서 벗어나게 하십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죽음에서 삶으로 건너가는 파스카를 체험할 수 있게 해 주십니다.
 
   사순 시기를 구체적으로 거행하려면, 그 첫걸음은 현실에 눈 뜨기를 바라는 것이어야 합니다. 억압받는 수많은 우리 형제자매의 울부짖음이 하늘까지 올라갑니다. 우리 자신에게 물어봅시다. ‘우리는 그 울부짖음에 귀를 기울이나요? 그 울부짖음이 우리를 괴롭게 하나요? 아니면 우리를 움직이나요?’
 
   사순 시기는 회개의 시기, 자유의 시기입니다. 우리가 해마다 사순 제1주일에 기억하듯, 예수님께서도 친히 자유로이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가시어 유혹을 받으셨습니다. 광야는 다시는 노예 상태에 빠지지 않겠다는 개인적인 결심을 통하여 우리의 자유가 성숙해질 수 있는 장소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받으신 유혹과 탈출기가 분명히 보여 주듯이, 이는 어떤 싸움이 따르는 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에게는 나 말고 다른 신이 있어서는 안 된다.”(탈출 20,3) 하느님의 이 목소리에 원수와 그의 거짓말이 대적합니다. 파라오보다 훨씬 더 무서운 것이 우리 스스로 세운 우상들입니다. 그러한 것들은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기는커녕 무기력하게 만들고, 만남 대신 갈등을 낳습니다.
 
   이제 행동할 때입니다. 사순 시기에 행동한다는 것은 또한 멈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기 위해 기도 안에서 멈추고, 사마리아인처럼 다친 형제나 자매가 있는 곳에서 멈추는 것입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하나의 사랑입니다. 이러한 까닭에, 기도와 자선과 단식은 서로 관계없는 세 가지 행위가 아니라, 우리를 짓누르는 우상들과 우리를 구속하는 집착을 쫓아버리는, 개방과 자기 비움의 단일한 행위입니다. 그렇게 할 때 위축되고 외로웠던 마음이 회복될 것입니다.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우리는 형제자매가 되고, 서로에게 더욱 관심을 기울이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의 꿈이자, 우리가 노예살이를 뒤로한 채 여행을 떠나는 약속된 땅입니다.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의 모습은, 사순 시기가 시류를 거스르는 크고 작은 공동체적인 결정들을 내리는 때라는 것도 시사합니다. 저는 모든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이것을 꼭 실천하도록 초대합니다. 가장 작은 이들과 가장 가까이 있는 이들부터 시작하여, 다른 사람들이 기쁨 가득한 얼굴을 보게 하고, 자유로운 느낌을 받도록 하며, 모든 것을 새롭게 하는 사랑을 체험하도록 합시다. 
 
   여러분 모두와 여러분의 사순 시기 여정을 축복합니다.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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