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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3 11:32

[강론] 연중 제5주일 - 주임신부

조회 수 92

연중 제5주일(나해) 강론 - ‘기도’와 ‘활동’
 

주임신부   2024. 2. 4, 덕계성당


 

질문 하나 드립니다. 만일 우리 본당 신부님이 두 가지 모습 중 하나라면, 즉 ‘조용히 기도하시는 신부님’ 또는 ‘열심히 활동하시는 신부님’, 이 두 모습 중에서 여러분께서 굳이 하나를 선택하셔야 한다면 어떤 신부님을 택하시겠습니까?... 사실, 많은 신자분들께서 바라시는 바는, 우리 본당 신부님이 기도와 활동 이 두 가지 모두를, 나아가 강론을 비롯하여 말씀도 잘 하시고, 또한 더 친근하고 겸손하며 온유한 모습을 지니시길 바라실 것입니다. 한 마디로, 신자분들 입장에서는 자기 시각으로서 ‘완벽한 사제상’을 그리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모든 본당 신부님들께서 아마도 예외 없이 겪으시는 어려움들, 이는 신자분들께서 하신 표현에서 드러나는데, 여러 표현들 중 네 가지만 간단히 말씀드려 봅니다. 첫째, ‘내가 인사해도 신부님이 인사도 안 받아 준다.’입니다. 둘째는 귀가 잘 들리지 않으시는 신자분께서 하시는 표현인데, ‘고해소에서 신부가 나한테 고함을 지른다.’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주로 여성 신자분께서 하시는 표현인데, ‘신부님은 어느 어느 신자만 좋아한다.’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우리 신부님은 까다롭고 무섭다.’입니다.
   이런 네 가지 표현들이 정말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이 자리에서 일일이 설명드릴 수는 없겠지만, 간단히 알 수 있는 비결을 말씀드리면, 신자분들께서 ‘생각’에서 객관성을, ‘말’에서 신중함을, ‘행위’에서 다가감
을 지녀 본다면, 정말인지 아닌지에 대한 정답이 나올 것입니다.


 

‘기도’와 ‘활동’과 관련하여, 하나의 이야기를 소개해 드립니다. 어느 수도원에서 한 수사님이 자신이 아무리 노력을 해도 수도생활에 진척이 없었답니다. 그래서 고심 끝에 수도원장 수사님에게 가서 사정을 털어 놓았습니다. 그러자 원장 수사님께서 그 수사님을 강가로 데리고 가서 작은 나룻배에 그를 태우시며 ‘한 개의 노만 저으며 앞으로 나아가 보라.’고 하셨습니다. 그 수사님이 이 말씀에 따라 한 개의 노만 열심히 저어 보았건만, 배는 그 자리에서 뱅글뱅글 돌기만 했습니다. 한 개의 노만 저었으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요. 그러자 원장 수사님께서 ‘이제는 두 개의 노를 양쪽에서 모두 저어 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그 말씀대로 두 개의 노를 저어 보니, 당연히 배는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그러자 원장 수사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이처럼, 기도와 활동은 병행되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라고 말입니다.
 

우리는 오늘 복음에서 ‘기도’와 ‘활동’을 병행하시는 예수님을 만납니다. 늦은 밤까지 하루 종일 병자를 치유하시는 ‘활동’에 임하셨던 예수님께서는 정말 지치셨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는 시간을 내어 그 캄캄한 시간에 외딴곳으로 가시어 홀로 ‘기도’하셨습니다. 제자들이 당신을 찾아 나설 때까지, 그렇게 한참을 기도하셨습니다.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기도’와 ‘활동’의 전문가이셨기에, 수많은 고을들을 다니시며 복음을 선포하시고 병자를 치유하실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을 닮고자 하시는 여러분, 우리도 ‘기도’와 ‘활동’의 전문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기도하며 활동할 수 있고, 또 활동하며 기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기도를 활동으로, 활동을 기도로 대치할 수는 없겠습니다. 엄밀히, 기도는 기도이고 활동은 활동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나룻배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두 개의 노를 저어야 하듯, 우리는 ‘기도’라는 노와 ‘활동’이라는 노를 함께 저으며, 우리의 믿음이 앞으로 나아가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믿음을 지니신 여러분, 우리 믿음을 성장하게 하는 두 개의 날개가 있는데, 이 날개들의 이름은 ‘기도’, 그리고 ‘활동’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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