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강론 – 하느님의 영역
주임신부 2024. 1. 1, 덕계성당
어느 시인은 ‘미래는 하느님의 영역이다!’라고 노래했습니다. 우리는 바로 어제를 묵은 한 해로,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과거, 곧 역사의 한 페이지로 돌렸습니다. 그리고, 오늘부터 펼쳐지는 미래의 날들은 아무도 알 수 없는 하느님의 영역으로서 베일에 싸여 있고, 우리는 그렇게 2024년 새해를 맞이합니다.
1월 1일, 교회가 정한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인 오늘, 그리고 교회가 오늘을 ‘평화의 날’로 정하며 세상의 평화를 기원하는 오늘, 복음에서는 성모 마리아께서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루카 2,19)고 전해 줍니다. 이 말씀에 비추어 볼 때, 우리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모든 일들 안에는 우리가 곰곰이 되새길만한, 되새겨여야만 할 ‘신비’가 깃들어 있다고 묵상하고 싶습니다. 달리 표현하여, 매일의 시간 흐름 안에는 하느님의 경이로운 손길이 숨어 있고 그분께서는 모든 것이 평화에로 가길 바라시는데, 우리가 곰곰이 되새겨 본다면, 당신의 경이로운 손길과 평화는 나와 우리 가정, 우리 본당 공동체를 통해서 이루어 진다는 이 신비를 우리가 느끼며 살았으면 합니다.
이미 말씀드린 ‘미래는 나의 영역이 아닌 하느님의 영역이다’라는 이 표현은, 주어지는 매 시간 안에서 우리로서는 내가 주인이 아닌 하느님께서 주인이심을 느끼라는 가르침이 아닐까요? 서로 주인이 되고자 하는 세상 사람들을 향하여, ‘하느님이 주인이시다!’라는 선포를 신앙인인 우리가 삶으로써 해야 할 것입니다.
새해를 맞아 주님의 집에 모이신 여러분, 우리에게 공짜로 주어진 귀한 선물인 이 시간들을 고맙게 받아들이고 또 이를 잘 사용해 봅시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 만나게 되는 성모님처럼, 우리도 곰곰이 생각하며 살아가는 가운데 나에게 주어지는 시간들 안에 들어있는 하느님의 신비스런 섭리를 발견하길 희망합니다.
바라건데, 시간의 주재자이신 주님 친히 주시는 귀한 선물인 이 한 해가, 우리 모두에게는 은혜 가득한 날들로 채워지고 여러분 각자에게는 건강과 행복이 머물었으면 합니다.
‘신앙의 신비’가 여러분의 삶에 녹아드는 이 한해 되길 기원하며, 인사드립니다. -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