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21일 목요일 미사 강론
천주교 부산교구 김해성당 이균태 안드레아
예수 그리스도의 아빠 하느님은 마리아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한 처녀를 통해 당신의 아들을 이 세상으로 파견하셨다. 이 사건이 바로 마리아의 동정 잉태 사건이다. 사실 모든 그리스도교 신앙인들은 마리아의 동정 잉태를 믿음으로 고백한다. 동정 잉태를 신앙으로 받 아들이지 못한다면, 천주교 신자도 개신교 신도도 될 수 없다.
동정녀가 아이를 낳을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식의 물음은 지극히 인간적인 물음이다. 사실, 이 물음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실 수 있는가 없는가? 하느님께서 당신의 왕국, 평화의 나라를 이룩하실 수 있는가, 없는가? 라는 물음과 똑같은 물음이다.
동정녀의 잉태를 믿는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반드시 이 세상을 구원하시고 완성하신다는 것을 믿는다는 것, 하느님이 역사의 섭리자이심을 고백하는 신앙의 한 표현방식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인성을 따라서는 다윗의 후손이며, 신성을 따라서는 죽음으로부터 부활하신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성경은 증언한다. 이 증언은 바로 우리들 그리스도인들이 믿고 있는 신앙의 내용이다. 이 신앙은 그저 다윗의 후손인 한 평범한 인간이 하느님의 권능과 힘으로 주님이 되시고, 부활하시고 그래서 하느님의 아들이 되셨다는 것을 믿는 것이 아니다.
이 신앙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룩하신 구원업적, 곧, 부활하여 우리들의 구세주가 되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이라고 고백하는 신앙인들도 부활하여, 하느님의 아들, 딸이 될 것이라는 희망과 확신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나는 어떤 하느님을 믿고 있는가? 하느님께서 정녕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해내시는 하느님이심을 믿고 있느냐? 정말로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있는가?
이제 4일 뒤면 하느님이 사람이 되어 우리에게 오신다.
우리 모두 이 4일간의 시간을 '나는 예수 그리스도의 아빠 아버지이자, 우리들의 아빠, 아버지이신 하느님을 믿고 있다' 고, 오직 그분만이 우리를 구원해주실 분이라고 희망하고 있다'고 당당하게 신앙 고백하는 김해성당 신자로 거듭 날 수 있도록 성령이 우리들에게 임하시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시간으로 만들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