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12일 대림 제2주간 화요일 미사 강론
천주교 부산교구 김해성당 이균태 안드레아
잃어버린 양들은 정상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일반인들이 아니라, 삶의 위기에 처해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언제나 존재해 왔다. 예수시대에도 존재했었고, 지금의 우리 시대에 도 존재하고 있다.
오늘날의 잃어버린 양들은 이런 사람들이다. 언제 해고될지 몰라 늘 가슴을 졸이며, 하루 벌어 하루 살이하는 사람들, 주일미사에 참석하라는 것이 계명이고 율법이지만, 주일미 사에 참석하기가 참으로 어려운 이들, 사랑을 실천하고, 자비를 실천하라고 하지만, 그 사랑 의 대상이 되고, 그 자비의 대상이 되는 이들, 신심단체에 가입해서 자신의 신심도 고양시키고, 봉사활동도 하고, 주님이 가신 사랑의 길을 따라 가고 싶지만, 주어진 현실 때문에 그러 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 가난이 죄가 되는 이 나라 이 땅에서 이렇다 할 학벌도 없고, 내세울 집안도 없고, 소위 빽도 없는 사람들, 공권력에, 경제 개발 논리에, 안보 논리에 희생당하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코로나 판데믹 상황에서는 << 버려진 것 아닌가? >>하며 불안감에 떨고 있는 사람들, 그 불안감이 쌓이고 쌓여, 우울증이 되고, 심지어 자살을 기도하는 사람들, 이 사람들이 우리시대의 잃어 버린 양들이다.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몸이 아프지 않을 때에는 몸의 어느 부분이 가장 소중한 부분인지를 잘 알지 못한다. 그러다가 몸의 어디 한 군데가 탈이 나거나 아프거나, 부러지거나, 잘려 나가면, 그제야 사람들은 안다. 몸에서 가장 소중한 부분은 바로 그 아픈 곳이라는 것을 말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양 100마리가 다 있을 때에는 어느 양이 더 소중한지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그 양 100 마리 가운데 한 마리가 없어지면, 그제야 알게 된다. 바로 그 양 한 마리가 참으로 소중하다는 것을 말이다. 정상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아흔 아홉 마리의 양보다는 길을 잃어 위기에 처 한 마리 양이 더 소중하다는 것이 오늘 복음에서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들에게 알려주고자 하는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