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1주일(가해) 강론 – 실행
주임신부 2023. 11. 5. 덕계성당
우리 모두는 각자 자기의 자리가 있고 역할이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한 사람만 잘해서 모든 것이 잘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 역할을 충실하고 올바르게 수행할 때 사회가 건강해지고 가정과 소속된 단체가 살아날 것입니다.
우리 본당 공동체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신부가 누구보다 잘 해야 하겠지만, 신부만 잘 해선 될 일이 아닙니다. 신부가 움직여야 하겠지만, 신부만 움직여선 될 일이 아닙니다. 본당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잘 해야 하고, 모두가 움직여야 합니다. 본당을 위한 대부분의 일들은 우리 모두의 참여를 바라고 있습니다.
교회 주변을 보면, ‘나는 그냥 성당만 오고 가는 신자이니 다른 일은 시키지 마라.’, ‘나는 그냥 내 신앙생활만 하면 된다.’ 등의 사고방식이 없다고만 할 수는 없고, 또는 ‘교회의 신부나 수녀는 이래야 한다.’, ‘교회의 조직이나 운영은 저래야 한다.’ 등의 사고방식과 말들도 없지 않아 있음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생각들을 좀 더 깊이 분석해 보면, 자기중심적인 신앙생활 또는 객관성이 결여된 교회에 대한 판단인 경우가 제법 많습니다. 사실 그리스도교 신앙은 자기가 아닌 남 중심적 삶을 요구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우리 각자로서는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하는 가운데, 객관성을 지니며 자신만이 아닌 우리 모두를 생각해야 하리라고 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을 향하여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그들은 높은 자리에만 있으면서, 말만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마태 23,3 참조) 이 말씀을 달리 풀이하면, 우리도 말뿐만 아니라 실행하며 살라는 것이며, 그것도 낮은 자리에 머물면서 섬기며 살라는 것입니다.(마태 23,11-12 참조)
우리 본당을 구성하는 주역이신 여러분, 이런 말이 있습니다. - ‘성당에는 말들이 많다.’ 조금은 부정적 의미를 더 담고 있는 이 말이 우리 성당에서만은 긍정적 의미가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더 바라건데, ‘말만 많은 성당’을 뛰어 넘어, ‘말뿐만 아니라 실행이 더 많은 성당’되었으면 합니다. 서로 다른 생각들로 이곳에 모여 있는 우리들이지만, ‘사랑으로 서로 섬기는 자세’(갈라 5,13)로써 실행을 하다 보면, 주님의 은혜 속에서 다른 생각들은 하나의 생각들로 모아질 것임을 희망해 봅니다.
강론을 마감하며, 우리 본당 발전을 위해 열심히 대화하며 몸소 실행해 주시는 회장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께 본당 공동체의 이름으로 깊이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