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리아 여인의 믿음

가톨릭부산 2017.03.15 09:55 조회 수 : 356

호수 2426호 2017.03.19 
글쓴이 강종석 신부 


사마리아 여인의 믿음

 

강종석 베드로 신부 / 해운대성당 주임

 

  시카르라는 마을의 야곱의 우물가였다. 예수님께서 만난 사람은 평범하다고 하기에는 거리가 먼, 결혼생활이 순탄치 않았던 사마리아인이었다. 말하자면“마음대로 뜻대로 안 되는 게 인생”이라고 할 만한 여인이었다.


  그러나 이 사마리아 여인에게서 믿음에 있어 중요한 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다. 하느님 은총에 대한 인간 편에서의 응답이 중요하다. 이 사마리아 여인에게는 중요한 믿음의 자세가 있었다. 고단한 인생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구세주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 만나게 된 것이다. 사실 주님은 그런 사람을 찾아 나선 분이기도 하다. 그리고 또 눈여겨 봐야 할 것은 사마리아인과 서로 상종조차 않는 유다인이라는 세상의 편견조차도 뛰어넘고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적극적인 수용의 자세”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신앙 생활에 중요한 것이 주님께 대한 갈망과 어려움을 돌파하는 적극성이 아닐까?


  먼저 사마리아 여인은 거침없이 말씀하시는 예수님께, 자신들의 조상인 야곱보다도 위대한 분인지를 묻고 있다. 그런데 자신이 한일을 모두 알아맞히는 것을 통해서 예언자인지 하는 순간, 주님은 당신 자신이 그녀가 찾던“메시아”라고 밝힌다. 힘든 삶 안에서도 늘 찾았었던 그분을 드디어 만난 것이다. 자신의 과거를 너무나 잘 알고 계셔서, 주님 아니고선 결코 알 수 없는 힘들고도 슬픈 자신의 모든 것을 알고 계신, 의심할 수 없는 주님을 만난 것이다.


  주님을 만난 이 여인은 한편 신앙인이 어떻게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가 되는지도 보여준다. 그녀는 주민들을 주님께로 인도하는 선교사 역할까지 한다. 주민들도 주님과의 직접적인 소위“하느님 체험”을 하게 만든다. 사실 신앙이 주님과의 살아있는 체험과 직접적인 자기 확신이 없다면 무미건조한 활력 없는 신앙이 되기 쉽다.


  오늘의 복음은 사마리아 여인처럼 답답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실망하지 않고 주님을 찾고 갈망하는 모든 이들에게, 주님께서 그들을 찾아가 구원의 확신을 주신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참된 진리 앞에서는 극복해야 할 편견, 즉 여러 상황적 어려움들을 뛰어넘을 수 있는 적극적인 수용의 자세, 적극적인 믿음도 중요하다는 사실도 보여준다. 주님의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영생의 약속은 우리들의 응답도 기다리고 계신다.

호수 제목 글쓴이
2873호 2025. 6. 8  보호자시여, 저희의 닫힌 문을 열어주소서! file 권동국 신부 
2872호 2025. 6. 1.  승천하신 예수님, 저희도 하늘로 올려 주소서 file 이상일 신부 
2871호 2025. 5. 25.  “너희가 나를 사랑한다면 내가 아버지께 가는 것을 기뻐할 것이다.” file 맹진학 신부 
2870호 2025. 5. 18.  예수님처럼 사랑하기 file 권동성 신부 
2869호 2025. 5. 11.  내 인생의 밑그림을 그리신 하느님! file 박규환 신부 
2868호 2025. 5. 4.  치유, 회복 그리고 부활 file 김영환 신부 
2867호 2025. 4. 27.  토마스 사도 덕분에 file 이창신 신부 
2866호 2025. 4. 20.  부활은 희망입니다 file 손삼석 주교 
2865호 2025. 4. 13.  행한 것이 남는다. file 장용진 신부 
2864호 2025. 4. 6.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file 김태환 신부 
2863호 2025. 3. 30.  감옥에 갇힌 이들 file 송현 신부 
2862호 2025. 3. 23.  무화과나무 한 그루와 나 file 한윤식 신부 
2861호 2025. 3. 16.  산 아래로 다시 내려와서 file 강지원 신부 
2860호 2025. 3. 9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file 장민호 신부 
2859호 2025. 3. 2  다 배우고 나면 내 눈 안에 들보가 있음을 알게 될까요? file 김동환 마티아 신부 
2858호 2025. 2. 23  ‘뭐, 인지상정 아니겠나...’ file 오종섭 신부 
2857호 2025. 2. 16  행복은 상대적이지 않다. file 원정학 신부 
2856호 2025. 2. 9.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치겠습니다.” file 신기현 신부 
2855호 2025. 2. 2  참된 봉헌은 자기비움 입니다. file 장훈철 신부 
2854호 2025. 1. 29  깨어 있음 박근범 신부 
주보표지 강론 누룩 교구소식 한마음한몸 열두광주리 특집 알림 교회의언어 이달의도서 읽고보고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