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만나는 하느님 나라

가톨릭부산 2023.10.11 10:32 조회 수 : 23

호수 2779호 2023. 10. 15 
글쓴이 김도아 프란체스카 
매주 만나는 하느님 나라

 

 
김도아 프란체스카
장림성당 · 노동사목 사무국장
cathlabor@naver.com


 
   제가 일하는 이곳 노동사목에는 주일마다 여러 나라의 친구들이 찾아옵니다. 외국어로 진행되는 미사를 봉헌하고자 오는 친구들, 어려운 상황에 처해 도움을 청하러 오는 친구들, 한국어를 배우러 오는 친구들입니다. 또한 주일마다 운영되는 무료진료소 도로시의 집을 찾아오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무료진료소 도로시의 집은 주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운영됩니다. 상시적으로 내과, 치과, 물리치료과가 운영되며 한 달에 한 번 안과 진료가 있고, 비정기적으로 건강검진과 예방접종 등 이주노동자의 건강과 관련된 활동들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주로 주중에 병원을 찾기 어려운 친구들, 매일 복용해야 하는 약값이 부담스러운 친구들, 한국어가 서툴러 병원을 찾기 어려운 친구들이 찾아옵니다. 낯선 땅에서 몸이 아프면 걱정이 배가 되기 마련인데, 그들에게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진료소를 운영할 수 있어서 참 기쁩니다. 
 
   감기에 걸린 친구의 통역을 하러 온 친구가 본인의 갑상선 이상을 발견하기도 하고, 매달 약을 받으러 오는 친구가 오지 않으면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하고, 고혈압과 당뇨가 심했던 친구가 다이어트를 했다고 부쩍 날씬해진 모습으로 찾아오면 박수를 치며 함께 웃기도 합니다. 도로시의 집은 몸이 아픈 친구들의 마음도 어루만져 주는 공간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매주 하느님 나라를 만나고 있습니다.
 
   도로시의 집이 운영되기 시작한지 어느새 16년이 되었습니다. 도로시의 집은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내어주신 봉사자들과 따뜻한 마음으로 후원해 주신 후원자들 덕분에 그동안 끊임없이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각 진료과의 의료 봉사자, 차트정리를 도와주는 학생 봉사자, 통역을 해주는 유학생 봉사자와 신라대학교 치위생과 봉사자까지 매주 10여 명의 봉사자가 도로시의 집에서 함께 해주고 계십니다. 꾸준하고 든든하게 이곳을 지켜주신 봉사자분들께 참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한분 한분의 마음들이 얼마나 귀한지 모르겠습니다. 
 
   오는 10월 28일, 도로시의 집 16주년을 기념하여 모든 봉사자분들과 후원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감사미사를 봉헌하고자 합니다.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어려운 친구들을 위해 자신의 마음과 정성을 아낌없이 내어주신 모든 분들을 위해 함께 기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도로시의 집 후원계좌] 국민은행 106901-04-091330 / 부산은행 041-13-000866-4 
(예금주: 재)천주교 부산교구 도로시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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