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 속에서도 맞잡은 손

가톨릭부산 2023.08.16 11:33 조회 수 : 22

호수 2771호 2023. 8. 20 
글쓴이 사회사목국 

시련 속에서도 맞잡은 손

 




사회사목국(051-516-0815)
 
 
   고려인인 상현(40세, 가명) 씨는 우즈베키스탄에서 대학에 다니던 중 우수 학생으로 선발되어 한국체험의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고려인에 대한 차별이 심하여 사회적으로 불이익을 당하던 그에게 한국체험은 차별받지 않는 평화로운 삶을 꿈꾸게 해주었습니다.
 
   한국에 정착해야겠다고 결심한 상현 씨는 본국으로 돌아가 학업을 마치고 배우자와 함께 한국으로 건너와 직장을 구했습니다. 미래를 꿈꾸며 열심히 일하던 중에 안타깝게도 산업재해로 오른손을 다쳐 지체 장애인이 되었습니다. 치료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이었지만, 아내와 곧 세상에 나올 첫째 아이를 생각하며 희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오른손의 장애로 일자리를 구하는데 제약이 있었지만,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으로 쉬지 않고 일을 해왔습니다.
 
   어느덧 상현 씨의 곁에는 든든한 다섯 명의 아이들이 있습니다. 책 읽기를 좋아하며 의젓하게 동생들을 잘 돌보는 초등학생인 첫째. 언어구사력이 뛰어나고 순발력이 좋아 학업과 운동에 소질이 있는 둘째. 그리고 어린이집에 다니며 부모의 말을 잘 듣는 기특한 셋째와 넷째. 마지막으로 온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13개월 된 귀염둥이 다섯째.
 
   그중에 둘째는 태어날 때부터 몸이 약했고 선천성 부신과형성증을 앓고 있었습니다. 재주가 많아 부모의 기대를 한껏 받는 아이였는데, 몇 개월 전에 선천성 부신과형성증이 악화하여 갑작스럽게 하늘 나라로 떠났습니다. 준비 없는 이별로 인해 가족은 너무나도 큰 슬픔에 잠겼습니다. 지금도 둘째만 생각하면 안타깝고 그리운 마음뿐입니다.
 
   상현 씨의 가족은 외국인이라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없어 양육비와 교육비, 의료비 부담이 큽니다. 상현 씨는 귀화 시험에는 통과하였으나 소득이 기준치인 340만 원에는 훨씬 미치지 못해 귀화가 보류된 상황입니다. 혼자서 고생하는 상현 씨를 바라보는 아내의 마음은 편치 않습니다. 둘째와 같은 병을 앓고 있는 막내를 집중적으로 돌보아야 하기에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루에 8번씩 약을 먹어야 하고 병원에도 꾸준히 다녀야 하는 막내가 치료를 잘 받아 건강해지기를 상현 씨 부부는 매일매일 간절히 기도합니다.
   
귀화에 성공해 한국에서 정착할 수 있도록 상현 씨는 회사에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그런 간절함에 보답이라도 하듯 아이들은 중고물품을 사용하고 옷을 얻어 입고 있지만, 불평불만 없이 서로 의지하며 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시련 속에서도 맞잡은 손을 놓지 않는 상현 씨의 가족이 상실의 아픔을 이겨내고 희망을 그려갈 수 있도록 교우님들께서 애정 어린 손길로 보듬어 주시기를 청합니다.


사랑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신협 131-016-58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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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주 : 천주교부산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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