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도움의 성모 마리아
루카 1, 39-56/ 2023. 8. 15. 성모 승천 대축일
가톨릭 교회에서 성모 마리아만큼 사랑받고 공경받는 성인은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구원 역사 안에서 성모님의 역할이나 위치로 볼 때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성인보다도, 어떤 면에서는 예수님보다도 더 많은 호칭을 성모 마리아가 가지고 있습니다. 사도들의 어머니, 하느님의 어머니, 바다의 별, 상지의 옥좌 등 성경 안에서 마리아의 모습을 통해서, 교회의 교리를 통해서, 또는 마리아께 기도하면서 받은 특별한 체험과 은총을 통해 마리아의 호칭이 나오게 됩니다. 마리아의 많은 호칭 가운데, “영원한 도움”이라는 호칭은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이 호칭은 원래 그리스 크레타 섬에서 그려진 성모님의 이콘 성화의 이름입니다. 15세기에 로마의 상인에 의해 로마로 옮겨지게 되었고, 지금은 로마의 구속주 수도회의 성당인 성 알폰소 성당에 모셔져 있습니다. 이 성화를 가지고 온 상인은 죽기 전에 친구에게 이 성화를 주었고, 그 친구의 딸의 꿈 속에 성모님이 나타나셔서 “영원한 도움”이 되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 이후에 이 성화를 보며 기도하는 이들에게 성모님께서 나타나셔서 많은 도움과 은총을 베푸셨다고 합니다. 사실 복음서의 성모님의 모습에 대해서 묵상해 보면, 성경에 나오는 성모님께 이 호칭,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이라고 불러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입니다. 성모님은 하느님의 가장 큰 협력자요 도움이었고, 예수님에게도 큰 도움이 된 분이며, 예수님의 사도들에게도 도움이 되신 분입니다.
성경에서 예수님의 탄생을 묵상하자면, 하느님께 대한 마리아의 도움없이는 주님의 탄생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마리아는 인간이 보일 수 있는 가장 큰 순명과 결단으로 하느님의 도움이 됩니다. 예수님의 공생활 중에도 성모님은 예수님을 따라다니며 예수님과 제자들의 뒤바라지를 묵묵히 하셨습니다. 루가 복음사가는 루카 복음과 사도행전의 여러 구절에서 성모님과 여러 여인이 예수님과 사도들을 뒷바라지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루카복음 8장을 보면 많은 여인들이 예수님의 일행에게 시중을 들었다고 전하고 있으며, 24장에서 예수님의 친지들과 갈릴래아에서부터 예수님을 따라온 여인들이 주님의 십자가 죽음을 지켜보고 있었다고 전합니다. 물론 이름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성모님께서 예수님과 사도들을 따라다니며 뒷바라지 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도행전을 보면 예수님의 부활과 승천 후 성령께서 내려오실 때, 성모님이 사도들과 함께 기도에 전념했었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습니다. 성모님은 교회의 출발에서부터 사도들과 함께 기도하고 활동했으며, 사도들에게 도움을 주시는 분으로 사셨습니다. 그리고 성모님의 이러한 도움은 오늘을 사는 신앙인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주어집니다. 참으로 성모님은 “영원한 도움”이십니다.
오늘 교회는 성모 마리아가 하느님의 부름을 받아 하늘에 오르셨음을 경축하고 기념합니다. 성모님의 승천은 참다운 신앙인의 마지막 운명을 보여 줍니다. 모든 신앙인들은 마지막 날에 하느님의 부름을 받아 하느님 안에 하느님 곁에 머물 것이라는 것이 우리의 신앙입니다. 하느님께 가는 이 여정 가운데, 이미 하느님 곁에 계시는 성모님이 우리 신앙인에게 “영원한 도움”이 되어 주십니다. 세상의 온갖 유혹 중에도 성모님은 우리를 도와주실 것이고, 어떤 시련과 고통 가운데에서 우리를 도와 주실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각자가 마지막 날에 성모님처럼 하느님 곁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영원한 도움이 되어 주실 것입니다. 우리의 걱정, 우리의 시련과 어려움 모두를 오늘 영원한 도움이신 성모 마리아께 맡겨 드립니다. 성모님이 우리의 영원한 도움이십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