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보물과 상처”

가톨릭부산 2023.07.26 11:46 조회 수 : 103

호수 2768호 2023. 7. 30 
글쓴이 배상복 신부 

“숨겨진 보물과 상처”
 


 
배상복 신부
금정성당 주임

 
   오늘은 7월의 마지막 주일, 지난 7월은 환경오염 때문인지 폭염과 폭우로 지구가 몸살을 앓는 것 같았습니다.
 
   오늘 복음은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시작으로 7가지 비유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이며 하늘 나라의 보물에 관한 말씀입니다. 이스라엘은 이전에 전쟁이 많아서 재산을 은전이나 패물로 바꾸어 항아리 그릇에 담아 자신의 땅에 파묻는 일이 있었답니다.
 
   이런 땅을 일꾼이나 소작인이 경작하다가 숨겨진 보물을 발견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유대법에 의하면 그렇게 발견된 보물은 일꾼과 주인이 적절한 비율로 나누어 갖게 되어있습니다. 그러지 않고 그 밭을 사서 보물을 차지하면 고소를 당할 수도 있으니 분별을 잘 해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 제1독서에서 솔로몬은 하느님께 다른 소원 말고 분별력을 달라고 청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 분별심은 우리 자신의 가치관, 즉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이냐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하늘 나라, 천국은 “하늘 나라의 제자가 된 모든 율법 학자는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마태 13,52)는 말씀처럼 우리 자신의 역사 속에서 옛것도 꺼내고 새것도 꺼내어 하느님의 뜻을 분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각자 안에 있는 것들,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그 모든 것은 지금의 나를 있게 한 보물이라는 것입니다. 
 
   특히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어릴 때의 상처들은 굳이 일부러 끄집어내지 않더라도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통해서 발견되어집니다. 그럴 때 상처를 받았다고 섭섭하게 여기지 말고 발견한 상처를 보물로 여겨 치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자주 “상처는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우리 안에 있는 상처라는 보물을 발견하여 치유하고 해방되어 하늘 나라를 지금 여기에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호수 제목 글쓴이
2903호 2025. 12. 21  믿고 순종하는 이를 구원하시는 임마누엘 하느님 file 한인규 신부 
2902호 2025. 12. 14  자비롭고 선한 사람 file 손지호 신부 
2901호 2025. 12. 7  방향전환 file 이재석 신부 
2900호 2025. 11. 30  “깨어 준비하고 있어라.” file 김병수 신부 
2899호 2025. 11. 23  모순과 역설의 기로에서 file 김지황 신부 
2898호 2025. 11. 16  가난한 이들은 기다릴 수 없다 file 이상율 신부 
2897호 2025. 11. 9  우리는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file 최정훈 신부 
2896호 2025. 11. 2  우리의 영광은 자비에 달려있습니다 file 염철호 신부 
2895호 2025. 10. 26  분심 좀 들면 어떤가요. file 최병권 신부 
2894호 2025. 10. 19  전교, 복음의 사랑으로 file 김종남 신부 
2893호 2025. 10. 12  우리가 주님을 만날 차례 file 한종민 신부 
2892호 2025. 10. 6  복음의 보름달 file 김기영 신부 
2891호 2025. 10. 5  느그 묵주 가져왔나? file 김기영 신부 
2890호 2025. 9. 28  대문 앞의 라자로를 외면하지 마십시오. file 정창식 신부 
2889호 2025. 9. 21  신적 생명에 참여하는 삶 file 조성문 신부 
2888호 2025. 9. 14  나를 죽이고 십자가를 지는 삶 file 박재범 신부 
2887호 2025. 9. 7  더 크게 사랑하기 위해서는? file 이재원 신부 
2886호 2025. 8. 31  행복을 선택하는 삶 file 박호준 신부 
2885호 2025. 8. 24  ‘좁은 문’ file 이영훈 신부 
2884호 2025. 8. 17  사랑의 불, 진리의 불 file 이영창 신부 
주보표지 강론 누룩 교구소식 한마음한몸 열두광주리 특집 알림 교회의언어 이달의도서 읽고보고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