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의 보증인 세례

가톨릭부산 2017.03.08 09:45 조회 수 : 203

호수 2425호 2017.03.12 
글쓴이 김정호 신부 


구원의 보증인 세례

 

김정호 베네딕토 신부 / 남산성당 주임

 

  예수님께서는 세 제자들을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셔서, 거룩하게 변한 당신의 모습을 제자들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이 거룩한 변모는 비록 인간의 모습을 지닌 채 이 세상에 와 계시지만, 예수님이야말로 분명히 신성까지도 함께 지니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었습니다.“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마태 17, 5)하시는 하느님의 말씀은 바로 이 그리스도의 신성을 공적으로 선포하신 말씀이었습니다.


  우리는 이와 똑같은 말씀을 복음서의 다른 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예수님의 세례 장면입니다. 예수님이야말로 참된 구세주요 참된 신이라는 사실을 하느님께서 공식적으로 처음 선포하셨던 것은 바로 예수님께서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으실 때였습니다. 이 말씀을 통해서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들이요, 하느님의 뜻을 가장 온전히 전하고 구원사업을 완성해 낼 수 있는 유일한 분임이 선포되었습니다.


  우리도 물과 성령으로 세례를 받았습니다. 우리가 받은 이 세례는 바로 요르단 강에서 받으셨던 예수님의 세례를 본받는 것입니다.“나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에게 세례를 줍니다.”하는 사제의 말씀과 더불어 이마에 물이 부어지며 우리는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도 예수님처럼 하느님으로부터“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다.”하는 말씀을 듣게 되었고, 하느님을“아빠,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세례성사를 통해서 우리 이마에는 아버지의 사랑스런 자녀로 인정받는 인호(印號)가 새겨졌습니다. 이 인호는 소유를 나타내기 위해서 짐승들의 몸에 새겨놓는 낙인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울타리 안에 가두어 놓기 위한 표식도 아닙니다. 그와는 정반대로 우리 자신을 죄로부터 해방시켜 주는 표시이며, 우리가 가장 인간다운 모습을 갖추고 가장 참된 생명을 얻을 수 있도록 허락해주는 자비로운 보증인 것입니다.


  세례의 은총으로 주어진 이 구원의 보증을 잃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예수님의 세례 때 선포되었고, 거룩한 변모에서 다시금 확인된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 그분의 은총으로 구원의 길에 들어서게 된 우리의 세례성사! 내가 받았던 세례성사의 날을 기억하면서 구원의 은총이 베풀어지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주일이 되도록 합시다.

호수 제목 글쓴이
2873호 2025. 6. 8  보호자시여, 저희의 닫힌 문을 열어주소서! file 권동국 신부 
2872호 2025. 6. 1.  승천하신 예수님, 저희도 하늘로 올려 주소서 file 이상일 신부 
2871호 2025. 5. 25.  “너희가 나를 사랑한다면 내가 아버지께 가는 것을 기뻐할 것이다.” file 맹진학 신부 
2870호 2025. 5. 18.  예수님처럼 사랑하기 file 권동성 신부 
2869호 2025. 5. 11.  내 인생의 밑그림을 그리신 하느님! file 박규환 신부 
2868호 2025. 5. 4.  치유, 회복 그리고 부활 file 김영환 신부 
2867호 2025. 4. 27.  토마스 사도 덕분에 file 이창신 신부 
2866호 2025. 4. 20.  부활은 희망입니다 file 손삼석 주교 
2865호 2025. 4. 13.  행한 것이 남는다. file 장용진 신부 
2864호 2025. 4. 6.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file 김태환 신부 
2863호 2025. 3. 30.  감옥에 갇힌 이들 file 송현 신부 
2862호 2025. 3. 23.  무화과나무 한 그루와 나 file 한윤식 신부 
2861호 2025. 3. 16.  산 아래로 다시 내려와서 file 강지원 신부 
2860호 2025. 3. 9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file 장민호 신부 
2859호 2025. 3. 2  다 배우고 나면 내 눈 안에 들보가 있음을 알게 될까요? file 김동환 마티아 신부 
2858호 2025. 2. 23  ‘뭐, 인지상정 아니겠나...’ file 오종섭 신부 
2857호 2025. 2. 16  행복은 상대적이지 않다. file 원정학 신부 
2856호 2025. 2. 9.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치겠습니다.” file 신기현 신부 
2855호 2025. 2. 2  참된 봉헌은 자기비움 입니다. file 장훈철 신부 
2854호 2025. 1. 29  깨어 있음 박근범 신부 
주보표지 강론 누룩 교구소식 한마음한몸 열두광주리 특집 알림 교회의언어 이달의도서 읽고보고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