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사랑의 실천

가톨릭부산 2023.06.28 11:01 조회 수 : 18

호수 2764호 2023. 7. 2 
글쓴이 이희란 에스텔 
주님 사랑의 실천


 
 
이희란 에스텔
부산가톨릭대학교 언어청각치료학과 교수
 
  
   2006년, 부산가톨릭대학교에 언어청각치료학과가 개설되고 대학 내에 <언어치료실>을 열어 언어치료를 받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이곳 주보에 실었었다. 그리고 15년이 훌쩍 지났다.
 
   부산가톨릭대학교 대강당은 부산교구의 각종 행사들이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몇 년 전에 조아영 마리아 청능사는 가톨릭학생회 일도 열심히 하며 언어치료사와 청능사 두 가지 자격을 모두 취득하고 졸업했다. 이제는 성모병원 이비인후과에서 청능사로 일을 하지만 여전히 청년회 활동을 하면서, 우리 대학 강당에서 행사가 열릴 때면 어김없이 연구실 문을 두드리며 옛 스승을 찾는다. 교구 행사에 참석하려고 바쁘게 업무를 마무리하느라 점심도 거르고 찾아올 때는 연구실 냉장고만으로 함께 배고픔을 해결하기도 했었다. 우리는 이제 스승과 제자 간의 관계를 넘어 같은 분야의 일을 하는 동료가 되었다. 나아가 가톨릭 교회라는 공동체는 우리의 관계를 숭고한 ‘전문직 봉사자’로 주님께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게 이끌어 주고 있다. 
   
  대학에 와서 강의하면서 학생을 대할 때 나만의 편견이 있다. 10여 년 전 연구실에 대학원생으로 들어오겠다는 학생이 있었는데, 평소에 잘 눈여겨보지 않아 성적을 제외하고는 딱히 평가할 만한 잣대가 없었다. 어느 토요일 오후 학교에서 밀린 일을 마치고 교문을 나서는데 멀리서 초등학생들이 우리 대학을 지나 오륜대순교자성지로 향하고 있었다. 조금은 상기된 얼굴로 학생들을 통솔하는 주일학교 교사는 다름 아닌 내 연구실에 들어오겠다는 바로 그 학생이었다. 주일학교 교사였던 그 졸업생은 내 연구실에서 성공적으로 석사 학위를 마쳤고, 이제는 대전의 한 언어치료센터에서 1급 언어치료사로 일하며, 결혼을 해서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기간 동안 경력 단절도 없이, 그 과정이 자신의 경력치를 한층 상승시켰다는 자부심을 갖고 활동하며 가끔 안부를 전한다.

 
   대학에 재직하는 교수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일’을 하지만, 우리 대학교에서 양성된 언어치료사와 청능사가 사람과 사회가 소통하는 길을 열어주며 일터에서 주님 사랑을 실천하는 전문가로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더욱 보람을 느낀다. 이렇게 당신 보시기에 좋은 언어치료사와 청능사를 양성하는,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토대를 세우는 배움터를 열어주신 주님께 오늘도 감사 기도를 바친다.
번호 호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353 2784호 2023. 11. 19  2023년 ‘교구 젊은이의 날’에 여러분 모두를 초대합니다. file 손삼석 주교  56
352 2782호 2023. 11. 5  가톨릭 정신을 바탕에 둔 창의 인재 양성, 대양고등학교 file 대양고등학교  26
351 2780호 2023. 10. 22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2023년 전교 주일 담화(요약) file 프란치스코 교황  2
350 2778호 2023. 10. 8.  제3회 6R 탄소단식 챌린지 file 선교사목국  40
349 2776호 2023. 9. 24  한가위 차례예식 file 가톨릭부산  11
348 2774호 2023. 9. 10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대학! 부산가톨릭대학교” file 부산가톨릭대학교  7
347 2774호 2023. 9. 10  [2023 세계청년대회(WYD) 참가자 수기] Ha Pressa no Ar(아 프레사 누 아) : 서둘러 가보자 file 정수빈 안나  24
346 2768호 2023. 7. 30  “과연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가져다주는 하느님의 은총이 나타났습니다.”(티토 2,11) 김수환 신부  8
345 2767호 2023. 7. 23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제3차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 담화 (요약) 프란치스코 교황  8
344 2767호 2023. 7. 23  메리놀병원 Alter Christus 복음적 사랑을 실천하다. file 김태익 그레고리오  29
» 2764호 2023. 7. 2  주님 사랑의 실천 이희란 에스텔  18
342 2763호 2023. 6. 25  정전 70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기도해주십시오. 이요한 신부  32
341 2760호 2023. 6. 4  희망을 여는 집 장 마리요한 수녀  129
340 2758호 2023. 5. 21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제57차 홍보 주일 담화(요약) file 프란치스코 교황  4
339 2756호 2023. 5. 7  2023 주보 표지 공모전 file 가톨릭부산  19
338 2755호 2023. 4. 30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 부산교구 신학생들을 위하여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 file 가톨릭부산  208
337 2755호 2023. 4. 30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제60차 성소 주일 담화 (요약) file 프란치스코 교황  47
336 2752호 2023. 4. 9  회칙 『모든 형제들』을 통해 보는 “더 나은 정치와 사회”에 초대합니다. 정의평화위원회  7
335 2749호 2023. 3. 19  부산성모병원 17주년을 되돌아보며 구수권 베네딕도  23
334 2746호 2023. 3. 5  Priere de Lumiere , 빛의 기도 장용진 요셉 신부  32
주보표지 강론 누룩 교구소식 한마음한몸 열두광주리 특집 알림 교회의언어 이달의도서 읽고보고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