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안 경당의 문이 열리지 않아서 땀을 많이 흘리긴 했어도 기다린
시간만큼 느낀 것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입구 벽에 새겨져 있는 시.
어제와 이제가 만나는 곳
사랑하는 그대여
좀 더 가까이 귀에 대고 말하자면
바람, 눈, 햇빛, 비
그 어느 것도 나는 아니요
그들 속에 나는 없답니다.
뺨을 스치는 바람 속에서 살아 있음의 환희를 느끼고
온 몸 가득히 햇빛을 받으며
자신을 따뜻하게 감싸준 모든 사람들을 생각하고
어림없는 날갯짓으로 하늘을 향해 날아 오르는 새와
아득히 높은 하늘에서 빛나는 별을 보며,
반짝이는 눈으로 무한을 바라보고
영원을 꿈꾸는 그대의 마음 속에
나는 살아 있답니다.
사랑하는 그대여
내 무덤가에 서서 울지 마세요
거기 서서 지난 날을 돌아보며
우리가 함께 했던 기쁨과 슬픔
위로와 상처를 불러 모아
연금술사처럼 모든 것을 사랑으로 바꾸고 있는
그대의 가슴 속에 나는 이렇게 살아 있으니까요
해 뜨는 곳에서 어느 코리언
이 시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고
삶을,
죽음으로 편입시키고
죽음을 삶의 일부로 각인 시키기에 충분한 내용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어렵게 문이 열리고,
경당,
내부는 그야말로 다용도 였습니다. 문화공간으로, 박물관으로, 납골당으로...
신부님으로부터 경당의 구조와 건립목적 등을 설명듣고 있습니다.
위의 시에서 느낄 수 있었던 감정이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삶과 죽음, 죽음과 삶 그 멀고 먼 거리를 분쇄하여 하나로 섞어 놓은듯한 묘한 조화는
하나가 된 것 같은 경이로움으로 많은 것을 생각케 합니다.
꾸리아 회합을 위하여
다시 성전
신부님의 배려로 성전이 회합 장소로 제공되어지고
수녀님의 아름다운 정성으로 제대가 소담스럽게 꾸며집니다.
6월 21일 제 621꾸리아 회합을 시작합니다.
어느 누가 우리 회합을 뜻깊지 않고, 축복스럽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 축복의 시간과 장소에서
간부 승인을 받은 사랑의 샘 쁘레시디움 백혜숙 율리아나 단장님과
꾸리아 회계로 선출된 이미애 안젤라자매님 정말 축하드립니다.
6년 임기를 마치신 회계님, 섭섭하지만....
수고하셨습니다.
회합을 마친 후의 부활성당
621꾸리아 용사들?
아침부터 분주한 부단장님.
시간이 가고 떠나야할 때가 옵니다.
성당의 후면.
숲정이 성지로 향하는 버스에서 인원파악.
행불자가 발생했습니다.
추억 만들기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비상 연락을 취하기 위해 전화를 합니다.
집에서 아들이 받습니다.
오후라고 해도 열기는 장난이 아닙니다.
성지 순례를 했다고는 하나 눈에 익지 않습니다
낯설고 낯선 지역을 이잡듯 뒤져보고 찿아봐도 없습니다.
성모님께서 우리의 인내력을 시험이라도 하시는 것인가, 쉽게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길을 잃고 사고를 당했을 경우를 생각하면 문제는 결코 간단치 않습니다.
40여분의 시간을 땀으로 보내고 많이 지친 상태에서 피정의 집에 들렀다가 직원분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발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필요할 때 얻은 기동력은 천군만마와 비교할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트럭을 타고 이곳 저곳. 수소문. 마지막 ,, 식당에서 행불자 체포의 실마리를 제공받습니다.
아래 큰 주차장으로 보냈다고 합니다.
수색대원 3명 합류하여 트럭을 타고 체포 작전에 돌입합니다.
황급히 달려간 그 주차장에는 눈에 익은 분이 곤혹스러워하는 몸짓으로 땀을 흘리며 허둥대고 있습니다.
우리를 반기고 있었습니다.
미아 수색작전은 그것으로 종료되었습니다 만. ......
수사에 협조하여 주신 형제님! 감사합니다.
천호성지를 벗어나 숲정이 성지에 도착합니다.
해설사님은
역시나
성지에 관한 해설을 아주 장황하고 상세하게 하시고
우리는 뙤약볕 아래에서 지친듯이 듣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한 후
해설사 두 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순교 성인들의 영성적 삶을 차곡차곡 가슴에 담고
성지를 출발하여 집으로 향합니다.
동대신 성당으로 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