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양산 온유하신모후(제26) 꼬미시움 훈화
자유기도
우리 가톨릭교회 신자들의 대부분은, 아쉽게도 개신교 신자들과 비교해 볼 때 훨씬 ‘자유기도’에 약하다고 합니다. 거의 ‘가톨릭기도서’에 나와 있는 기도를 하거나, 꼭 ‘가톨릭기도서’의 기도가 아니라 하더라도, 이미 만들어져 있는 기도문을 외워서 하는 기도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생활하면서 부딪히게 되는 아주 구체적이고 개인적인 상황에, 적절히 맞는 기도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기도가 실감이 나지 않고, 남의 얘기처럼 두루 뭉실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기도는 대개 그 내용이 보편적이기 때문입니다.
기도를 통해 하느님으로부터 위로와 힘을 얻기보다는, 세속적인 방법이나 미신(점괘)에 쉽게 빠지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만큼 기도가 구체적이지 못하고 현실적이지 못해서입니다.
거창하고 멋진 말마디가 아니라도, 하느님께서는 이미 다 아시고 받아 주십니다. 장황하게 늘어놓는 기도보다는, 떠듬거려도 솔직하고 간절한 겸손된 기도를 그분께서 더 기뻐하십니다.
기도서에 나아 있는 이미 만들어진 기도뿐만 아니라, 우리의 가슴 속에 담겨 있는 간절한 바람들을 자유로이 진솔하게 기도해 봅시다.
- 석판홍 마리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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