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761호 2023. 6. 11 
글쓴이 김두윤 신부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요한 6,51)




 
김두윤 신부
남양산성당 주임


 
   그리스도인들은 좋은 날 누군가에게 축하를 할 때, “영육간의 건강을 빕니다.”라는 기도의 말로 인사를 합니다. 이는 건강한 몸이 되는 것, 그 이상의 깊은 뜻을 품은 표현입니다.
 
   그런데 인간은 영적인 건강에 대한 갈망보다는, 육신의 건강에 더 예민하고 집중된 관심을 가집니다. 몸에 좋은 음식뿐 아니라 소위 건강식품이라고 하는 것들까지 추가로 먹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맛집을 검색하고, 또 찾아다니는 것을 자랑삼아 말하기도 하고, 심지어 맛집 순례를 취미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는 분명 예전과는 달라진 식생활 문화의 한 모습이며, 찾아다니며 먹는 즐거움의 내용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그런 반면 영의 음식에 대한 우리의 태도와 모습은 어떤지 생각해 봅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살과 피를 영혼의 음식으로 내어 주셨습니다. 이는 생명을 살리는 음식으로써 영혼의 청춘, 영혼의 생기를 되찾아 주시는 사랑의 모습입니다. 
 
   빈 상자에 보석을 넣으면 보석함이 되고, 쓰레기를 담으면 쓰레기통이 됩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내 안에 무엇을 채우는가에 따라 내 모습이 형성됩니다. 정성을 다해 미사 참례를 하고 성체를 받아 모시면 내 안에는 주님으로 가득 차서 주님 닮은 모습으로 변화될 것입니다. 
 
   이는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나는 특혜를 받는 일이기에 그에 합당한 적극적이고 역동적인 찬미와 감사로 응답을 해야 하겠습니다. 그 방법은 자신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을 내어주신 주님처럼,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일입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주변을 둘러보면 그늘진 곳에서 풍요 속의 빈곤을 살고 있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주님의 몸과 피를 받아먹은 힘으로, 나도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줄 때 비로소 나를 통해서도 성체성사가 완성될 것입니다.
 
   예수님의 생애는 단 한 순간도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아니었던 때가 없었습니다.
 
   통 크게 목숨을 내어놓는 사랑은 인간들을 향한 확고하고도 거룩한 메시지입니다. 맛있고 좋은 음식으로 육신의 건강을 달래는 그 이상으로 영혼의 허기를 채우는 것을 중요하게 여겨야 합니다. 우리들의 실천적인 사랑의 삶은 주님의 허기를 채워 드리는 일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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