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759호 2023. 5. 28 
글쓴이 박상대 신부 

‘성령의 세례’로 교회가 탄생하니 …




 
박상대 신부
우동성당 주임


 
   오늘은 50일간의 부활 시기를 마감하는 성령 강림 대축일이며, 미래 교회의 주역인 청소년들이 우정과 정의, 평화에 대한 열망을 키우며 자라도록 돕는 청소년 주일입니다. 우리는 부활 시기 내내 요한 복음을 묵상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이며, 그 알맹이가 영원한 생명임을 깨달았습니다. 이제 그리스도인은 유다인의 과월절을 부활절로, 오순절을 성령 강림절로 지냅니다. 과월절이 이집트의 종살이에서의 물리적 해방을 기념하는 것이라면, 부활절은 인류가 죽음으로부터 생명으로 해방되었음을 기념하는 축제입니다. 오순절이 모세가 받은 율법을 통하여 이스라엘이 하느님의 백성으로 머물 수 있는 행위적 계약이라면(갈라 3장 참조), 성령 강림절은 십자가를 통하여 구원받은 이들이 진리요, 보호자이신 성령께서 이루시는 새 하늘 새 땅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며 살아갈 믿음과 희망의 계약입니다. 이는 영원한 생명을 알리는 시작이며, 성령의 다양한 은사를 통하여 이 땅 위에서 이미 그 생명을 향해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사건입니다. 이제 성령 강림은 부활의 열매이며 완성입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비록 승천하시어 오셨던 곳으로 다시 가셨으나, 약속대로(마태 28,20 참조) 새로운 하느님의 백성 안에 머무시는 지속적인 현존의 보증입니다. 그래서 성령 강림은 새로운 부활의 시작을 알리는 축제이며 교회의 탄생일입니다.
 
   느닷없이 들이닥친 스승의 죽음에 직면한 사도 공동체는 부활하신 예수님으로부터 받은 지상 최대의 사명(마르 16,14-20 참조)을 수행할 능력도 용기도 부족했던 허술한 조직이었습니다. 그들은 “높은 데에서 오는 힘을 입을 때까지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으면서 “줄곧 하느님을 찬미하는 일”(루카 24,49-53 참조)에만 전념하였습니다. 그런데 오순절에 성령께서 거센 바람과 함께 불꽃 모양의 혀로 나타나 사도들 위에 내려앉았고, 그 순간 그들은 ‘성령으로 세례’를 받았습니다. 성령의 은사는 그들에게 놀라운 능력과 용기를 베풀어, 배운 적도 없는 다양한 언어로 민족들에게 복음을 선포하게 해 주었습니다. 그날 베드로의 담대한 설교로 한꺼번에 삼천 명이 세례를 받아 온전한 교회공동체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사도 2,1-11 참조)
 
   이제는 우리 차례입니다. 우리도 ‘성령의 세례’로 거듭나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인 세상을 용서하고, 생명의 복음을 선포하는 일꾼이 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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