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363호 2016.0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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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조영만 신부 |
사실 혹은 진실
조영만 신부 / 메리놀병원 행정부원장 bapcho@hanmail.net
실제로 발생했거나 현재에 실존하는 일을‘사실’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진실’은 인식의 근접성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진실에는 거짓 없이 바르고 참되다는‘주관’이 개입됩니다. 사실이라는‘팩트(Fact)’는 하나이지만, 하나인 사실을 놓고도 여러 개의 진실이 존재하는 까닭입니다.
사실이 넘쳐납니다. 하지만 저마다의 주관이 내모는 각자의 진실에 불과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거짓 없이 바르고 참된 진실이냐? 대답은‘사실’을 바라보는 저마다의‘입장’이 그것을 말해줄 것입니다. 한마디로‘어떤 입장’에서 보고 있느냐!”는 겁니다.
“같이 살자!”외치는 국민들을 하루아침에 폭도로 만들어버리고 아무렇지 않게 사살하던 나라에서, 물대포 몇 방에 쓰러져버린 농민 따위는 공권력에 대항하는 범죄자에 불과할 뿐입니다. 수백 명이 침몰한 배를 아직도 꺼내지 못했으면서도 ‘이제는 그만하라!’ 냉정할 수 있는 입장에서의 사실이 불행히도 오늘날 실리적 지배력을 행사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저마다 사회적 입장은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그리스도인이라고 한다면 견지해야 할 자리는 하나입니다.‘복음적 입장’입니다. 이것만이 우리의 관건입니다. 왜 사람들이 거리로 나왔습니까? 그들이 무엇을 외쳤습니까? 왜 아이들은 무력하게 죽어갔습니까? 그리고 복음은 저들의 눈물을 어떻게 닦아줄 수 있습니까?
사실이 아닙니다. 진실! 적어도 우리는 복음적 진실을‘진리’라고 부릅니다. 복음의 입장에 서지 않고, 가난한 이들의 목청에 귀를 막은 자들을 일찍이 그리스도인이라고 칭한 적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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