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에게 보내는 편지
청소년의 해를 준비하며 기성세대가 가진 인생의 지혜와 신앙 체험을 젊은이들에게 전해주고자 ‘젊은이에게 보내는 편지’ 코너를 새롭게 마련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세계 주교 시노드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젊은이들은 미래를 지향하며 힘과 역동성을 가지고 삶을 마주합니다. 그러나 또한 그들은 자기 과거에 대한 기억, 특히 자신의 부모, 조부모, 그들이 살고 있는 사회의 문화적 경험이 전해 준 많은 선물들에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려는 유혹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젊은이들이 과거의 생생한 풍요로움을 발견하고 이를 소중히 기억하며, 그것을 자신의 선택과 기회로 삼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도움은 젊은이들을 향한 참된 사랑의 행위로 그들의 성장과 그들이 내려야 하는 결정을 위한 것입니다.” 교황님의 이러한 말씀처럼 젊은이들이 기성세대가 전해주는 풍요로운 전통 안에서 현재와 미래를 위한 올바른 길을 발견하길 바랍니다.
기성세대와 신세대와의 관계
노태윤 미카엘
만덕성당
과거 그 시절, 골목마다 가득했던 아이들을 요즘은 왜 볼 수 없을까요? 아이들이 많아서 오전, 오후반으로 나누어 등교하던 모습은 이제 역사책에서나 나올 얘기겠지요?
이젠 제법 익숙해졌지만 ‘MZ세대’라 불리는 젊은이들이 매스컴, 학교, 직장에서 기존 질서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기성세대들을 ‘꼰대’라 부르며 기성세대들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행동 양식을 보여주는 장면들은 아직 조금 낯선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라는 이름으로 집단주의와 공동체 문화를 배경으로 살아오며, 선후배 관계의 중요성과 공동체 속의 역할과 책임, 그리고 권위와 위계가 명확했던 우리 기성세대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홀로 나를 지켜야 했습니다. 그렇기에 소속감보다는 수단으로서의 관계와 조직을 바라보는, 조직의 요구보다 나의 성장이 선행되어야 하는 MZ세대인 여러분들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마음이 그리 편하지만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한 학급에 20명 정도의 학생과 최첨단 브렌디드 교실 환경 속에서 공부하고, 어려서부터 디지털과 인터넷 문화에서 생활해온 여러분에게 한 학급에 60여 명의 학생이 달랑 책걸상밖에 없는 교실에서 일제식 수업과 체벌을 통한 생활 지도를 받는 학창 시절을 보내고, 밀려오는 디지털과 인터넷 문화를 당황하며 받아들여야만 했던 기성세대들과 똑같은 생각과 행동 양식을 바라는 것은 처음부터 무리겠지요.
그러나 현재의 우리 세대들도 과거에 여러분들과 같은 또래의 젊은이 시절이었을 때, 선배 기성세대를 꼰대라고 부르고 대화가 안 된다고 느끼곤 했습니다. 선배 세대들 역시 우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못마땅해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같은 공동체에서 생활하며 때론 부딪히면서도 서로의 생활양식을 배우고 업무도 전수받고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결국은 ‘우리’가 되어 서로를 이해하고 살아갈 수 있었던 것과 같이 현재의 기성세대와 젊은 MZ세대 역시 공동체 속에서 서로 이해하며 결국 ‘우리’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세대가 다르고 성장기의 생활환경이 다름으로 인한 사고나 행동의 차이가 과거보다 너무 크게 느껴지긴 하지만 그로 인해 별종의 인간이 탄생한 것처럼 비추어지는 것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꼰대’로 불리는 기성세대와 ‘MZ세대’로 불리는 신세대는 각자 따로 살 수 있는 별종의 개체가 아닙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려고 애쓰며, 장점을 배워나가고 단점을 보완해서 더 강력한 ‘우리’로서의 인간 조직으로 거듭나야 하는, 모두가 서로에게 꼭 필요한 하느님의 소중한 자녀들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