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조건

가톨릭부산 2023.01.25 10:17 조회 수 : 61

호수 2742호 2023. 1. 29 
글쓴이 이주홍 신부 

행복의 조건

 
이주홍 신부 / 청학성당 주임

 
   오늘 복음을 통해 행복에 대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행복은 누구나 바라고, 그래서 우리가 살아가는 대부분의 노력은 행복을 향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공부하고 직장인들이 바쁘게 살아가는 것과 같은 모든 것은 행복을 향한 순간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누리고 있고 누리기를 바라는 행복이란 무엇인지 살펴보았으면 합니다. 사실 행복을 정의하는 것이 참으로 힘든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행복은 어떤 걱정이나 고민도 없는 즐겁고 기쁜 순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오늘 복음에서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 슬퍼하는 사람, 마음이 깨끗한 사람, 모욕과 박해를 받는 사람이 행복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너무나 다르기에 받아들이기 어려운 말씀입니다. 세상살이에 지치고 사람들에게 이용당하며 무시당하는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말씀을 행복의 조건이라는 관점에서 풀어나가면, 우리가 바라는 어떤 조건이 충족되어야지만 행복한 것이 아니라, 우리를 힘겹게 하는 모든 순간에도 행복은 우리와 함께 있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마음이 힘들고 주변사람들에게 상처를 받는 순간만이 행복한 것이 아니라, 그 순간에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조건이 갖춰져야지만 행복한 것이 아니라, 삶의 모든 순간에 우리는 행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우리가 즐겁고 기쁜 순간에도 행복하고, 힘겹고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행복하며, 삶의 어둠을 경험하는 순간에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행복의 조건이 채워졌기에 행복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과 함께하기에 행복한 것입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기쁨을 나누는 순간에 하느님은 우리와 함께 웃고 계시고, 우리가 지치고 힘든 순간에 하느님의 위로와 격려를 경험하게 되며, 삶의 어둠 속에서 헤맬 때 우리를 이끌어주시는 하느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순간, 하느님과 함께 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지금 우리가 누리는 행복이 됩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힘겹게 살아가기를 원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는 것처럼 하느님께서는 늘 우리와 함께하시기를 원하십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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