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사람이 있을까요?
2023.1.1. 훈화
오래전 성인과 죄인에 대해 이야기한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자신만 성인이고 다른 사람은 모두 죄인처럼 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로 자신은 죄인이고 불완전해도 되지만, 주위 사람은 모두 성인이어야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그들은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야 합니다. 또 어느 누구도 나를 오해하거나 나한테 화를 내서도 안 됩니다. 내게는 항상 웃는 얼굴로 대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상대방은 성인이어야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나’는 예외입니다. 내가 잘못을 해도 다른 사람들은 당연히 이해해줘야 합니다. 내 기분은 이랬다 저랬다 할 수 있고, 맘대로 상대방을 오해해도 괜찮다고 생각하지요.
수녀원에 입회하여 함께 사는 자매가 하는 일을 보고 속으로 비판하는 것이 괴로워서 고해성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마디 말씀이 저를 빛으로 이끌었습니다.
“ 이 세상에 하느님 외에는 모두 피조물이고 불완전하다.”
아, 정말 그렇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완전함을 요구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은 제게 다른 사람의 불완전한 모습에 화를 내는 것은 분별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란 걸 깨닫게 해 주셨습니다. 또한, 다른 사람을 비난하면 언젠가는 똑같은 방법으로 또는 그 이상으로 부메랑이 되어 저한테 다시 돌아온다는 것도 깨닫게 해 주셨습니다.
나는 ‘죄인’, 상대방은 ‘성인’으로 나누어 생각하고 있지는 않나요?
오직, 하느님만이 완전한 분이시기에, 불완전한 사람에게 화를 내는 것은 교만입니다.
김 엠마누엘라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