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삶의 리듬이 세대 간 대화를 돕습니다
새로운 전례주년을 준비하는 이번 대림시기 꾸리아 훈화로 지난달에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님께 서 하신 “노년에 대한 교리 교육 2-2”를 나누고, 함께 고민하고자 합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다양한 세대가 더불어 살아가는 도시, 이처럼 더불어 사는 것이 거주지의 전체 계획에 중대한 일 부를 이루고 있는 도시를 상상해 봅시다. 전반적인 관계 형성에 빛을 비추는 노년과 청년 사이의 다정한 관계 형성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세대 간의 중첩은 진정 가시적이고 살기 좋은 휴머니즘을 위한 에너지 원이 될 것입니다. 현대 도시는 노인에게 적대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우연이 아니며 어린이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버리는’ 사고방식을 지닌 사회는 원치 않는 많은 아이들을 버리고, 노인들을 버립니다. 노인들을 버립니다. 그들을 보살피지 않고, 양로원에 보내고, 요양병원에 입원시킵니다. (...) 지나친 서 두름은 우리를 원심분리기에 집어넣어 색종이 조각처럼 날려버립니다. 전체적인 그림을 보는 역량이 완 전히 사라집니다. 우리는 도시-시장의 흐름에 떠도는 파편을 제각각 붙들고 있을 뿐입니다. 이러한 흐름 은 느린 리듬을 손실로, 속도를 돈으로 간주합니다. 지나친 서두름은 삶을 더 굳건하게 만들지 않고 오히 려 으깨어 가루로 만들어버립니다. 그러나 지혜는 “시간 낭비”를 요구합니다. 여러분이 귀가해서 자녀들 에게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시간 낭비”일 수 있겠지만, 사실 이러한 대화가 사회의 기초입니다. 여러분이 귀가했을 때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계신다고 생각해 봅시다. 어쩌면 그분들의 정신이 또렷하지 않거나 말 을 어눌하게 하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그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면 그것을 “시간 낭비”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러한 “시간 낭비”가 인류 가족을 굳건하게 만듭니다. 아이들과 노인들과 함께 시 간을 보내야 합니다. 돈벌이가 안 되는 시간을 보내라는 말입니다. 왜냐하면 그분들이 우리에게 삶을 바 라보는 또 다른 역량을 주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감염병의 세계적 확산의 시대에서 살아야 합니다. 이 시대는, 매우 고통스럽고 불 행하게도 이러한 서두름의 숭배를 멈추게 했습니다. 이 시대에 조부모들은 어린아이들의 정서적 “탈수(매마름)”에 대한 장벽이 되어주었습니다. 시대와 리듬의 조화를 이루는 여러 세대의 가시적인 연대는 우리 에게 인생을 헛되이 살지 않겠다는 희망을 회복하게 도와줍니다. 그리고 이는 우리 각자에게 취약한 삶에 대한 사랑을 되찾아줍니다. 그저 소비만 일삼는 ‘서두름에 대한 집착’으로 가는 길을 막아주면서 말입니 다. 여기서 핵심어는 “시간 낭비”입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묻겠습니다. 여러분은 시간을 낭비하는 법을 알고 있나요? 아니면 항상 서두르나요? “죄송해요. 저는 너무 급해서 그럴 수 없겠네요. (...)” 여러분은 조부모와 노인을 위해 시간을 낭비할 수 있나요? 아이들과 놀아 주면서 시간을 버릴 수 있나요? 이것이 바로 시금석입니다. 이에 대해 조금 생각해 보십시오. 조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이는 우리의 취약한 삶 에 대한 사랑을 각자에게 되찾아주고, 그저 소비만 일삼는 ‘서두름에 대한 집착’으로 가는 길을 막아줍니 다. 노년의 리듬은 시간이 나타내는 삶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자원입니다. 노인은 자신만 의 리듬을 갖고 있지만, 그분들의 존재 자체가 우리를 도와주는 리듬입니다. 이러한 중재 덕분에 하느님 과의 만남을 위한 삶의 목적지는 더욱 신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계획은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인간 안에 숨겨져 있으며,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아드님 안에 봉인되어 있습니다.
오늘날 인간의 수명은 더 길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에게 삶의 모든 단계 사이에서 통합을 도 모하는 계기가 됩니다. 수명은 길어졌지만, 더 많이 통합해야 합니다. 이는 또한 우리가 삶의 완전한 의미 와 함께 성장하도록 도와줍니다. 삶의 의미는 단순히 25세부터 60세까지의 성인기에만 있는 것이 아닙 니다. 삶의 의미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모든 것입니다. 여러분은 모든 사람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합니 다. 모든 사람과도 애정 어린 관계를 맺을 수 있어야 성숙함이 더 풍부해지고 더 굳건해집니다. 그리고 이 는 또한 우리에게 완전한 삶의 의미를 줍니다. 성령께서 우리에게 이 개혁을 위한 지성과 힘을 주시길 빕 니다. 개혁이 필요합니다. 물리적 시간의 오만을 삶의 리듬의 아름다움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마음과 가정과 사회 안에서 이루어야 할 개혁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개혁입니다. 무 엇을 개혁하냐고요? 물리적 시간의 오만을 (느린) 삶의 리듬의 아름다움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언제나 우 리를 재촉하는 시간의 오만을 (느린) 삶의 리듬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세대 간의 통합은 없어서는 안 됩니 다. 노인이 젊은이에게 말을 걸지 않고, 젊은이가 노인에게 말을 걸지 않고, 성인이 노인이나 젊은이에게 말을 걸지 않는 사회는 불모의 사회, 미래가 없는 사회입니다. 지평을 바라보지 않고 오히려 자신만을 바 라보는 사회입니다. 그런 사회는 외톨이가 됩니다. 하느님께서 서로 다른 세대의 조화를 위한 적절한 음 악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빕니다. 어린아이, 노인, 성인, 모두가 함께하는 음악, 아름다운 대화의 교향곡을 연주하도록 말입니다.”1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버리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진정한 지혜의 삶을 위하여 “시간 낭비” 를 권고합니다. ‘낭비’라는 표현이 주는 부정적인 의미에서 벗어나 ‘시간을 아낌없이 쓴다.’는 의미에서 시간 낭비를 말씀하고 계십니다. 세상의 흐림에 휘말려 ‘서두름에 대한 집착’에 빠지기 보다 느린 ‘삶의 리듬의 아름다움’으로 자신 만의(노년기의, 또는 청년기의) 리듬을 찾아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또한 느 린 삶의 리듬, 충분히 들을 수 있을 만큼 기다려줄 수 있는 삶의 리듬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서로 다른 세 대 간의 대화를 통해 하나의 음악으로 하모니를 이루길 요청하십니다. 이번 한 달 동안 우리는 자신이 속 한 공동체 안에서 자신만의 리듬을 성찰해 보고, 서두름이 아닌 느림 안에 일하시는 주님과 함께 자신의 리듬을 조율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1 https://www.vaticannews.va/ko/pope/news/2022-03/papa-francesco-udienza-generale-anzianitempo-longevita-bambini.html, 번역 김호열 신부
12월 꾸리아 훈화, 느린 삶의 리듬이 세대 간 대화를 돕습니다.pdf
1 https://www.vaticannews.va/ko/pope/news/2022-03/papa-francesco-udienza-generale-anzianitempo-longevita-bambini.html, 번역 김호열 신부
12월 꾸리아 훈화, 느린 삶의 리듬이 세대 간 대화를 돕습니다.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