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2736호 2022. 12. 18 |
|---|---|
| 글쓴이 | 원성현 스테파노 |
귀는 열고, 눈은 뜨고!
원성현 스테파노
부곡성당 · 부산가톨릭대학교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50~60대라면 1980년대에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한국산 마*마이 또는 일본산 워*맨이라는 휴대용 미디어 플레이어를 잘 기억할 것이다. 지금이야 미디어의 홍수 속에 살고 있지만 당시에는 라디오와 TV가 사실상 매스미디어의 전부였고, 라디오와 결합된 카세트테이프 하나 가지고 있다면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으로 음악을 녹음하고 녹음한 음악을 반복해서 들으며 밤새 수학 문제를 풀곤 했다. 그러던 차에 일본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자제품 회사에서 휴대용 미디어 플레이어를 연이어 출시했고, 방구석에서만 들어야 했던 인기가수의 노래를 걸으면서 들을 수 있는 혁명적인 상황을 맞은 것이다. 허리춤에 플레이어를 차고 머리에는 헤드셋을 쓰고 귀로 흘러들어오는 리듬에 맞춰 으쓱으쓱 걸어가는 모습은 플레이어를 가질 만한 경제적 여력이 없는 많은 학생들의 부러움을 독차지했다. 그러나, 음악 청취에 몰두하며 걷다 보니 교통사고가 늘게 되고, 밤길에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강력 범죄가 발생하는 부작용도 함께 생겨났다.
세월은 흘러, 인터넷이 보편화되고 스마트폰이라는 사실상의 컴퓨터 한 대를 늘 몸에 지니고 다니는 시대에 우리는 살게 되었다. 지하철이나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뿐 아니라 보행하면서도 유선 또는 무선 이어폰을 귀에 꽂고 단순한 음악을 넘어서 영화나 방송과 같은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즐기는 모습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다만, 귀를 막고 자신만의 세계에 몰입한 나머지 사고나 범죄에 노출되는 정도가 심해지고, 주변 상황을 인지하지 못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타인과의 갈등은 새로운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음이 아쉽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도래로 우리의 삶은 점점 더 개인화되고, 타인의 말을 듣기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는 것에 더 익숙해지며, 때로는 아예 눈과 귀를 닫아 정상적인 대인 관계의 파괴를 우려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 되기도 한다. 일상생활에서뿐 아니라 교회 안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는 이런 현상이 혹시 우리의 신앙생활을 위협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러다가 인류 구원을 위해 오실 아기 예수님의 숨소리, 그 이후 그분이 하실 말씀조차도 듣지 못하는 상황이 될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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