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확신

가톨릭부산 2022.12.14 13:36 조회 수 : 84

호수 2736호 2022. 12. 18 
글쓴이 이창주 신부 

불안과 확신

 
이창주 신부 / 천곡성당 주임

 
    연말이 되면 올 한해는 긍정적인 결실을 거두며 살았는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만족할 결과를 얻지 못했거나, 남들을 봤을 때 그들만큼 성과가 없었다면 왠지 모를 불안감이 생깁니다. 인지심리학에서 인간이 제일 싫어하는 감정은 불안이라고 합니다. 불확실하고 모호한 상황일수록 불안감은 커지고 불안한 상태 이후에 오는 분노, 슬픔 등은 어느 때보다 더 크게 온다고 합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 만난 요셉 역시 불안합니다. 자신도 모르는 아이를 가진 마리아로 인해 지금까지 자존심처럼 지켜온 의로움이 무너지고, 돌팔매를 당하는 죄이지만 결혼하려고 했던 임신부에게 돌을 던지는 것 또한 요셉의 의로움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결국 요셉이 선택한 최선은 파혼하는 것입니다. 그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 바로 불안과 고민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최선이라고 확신합니다. 인간적 생각으로 한쪽 면만 보고 결론 내어 버린(확증편향) 그 때에 꿈속의 천사는 ‘임마누엘 (하느님은 우리와 함께 계시다)’이라는 말로써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확신을 전해 줍니다. 종종 우리도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심을 자주 잊어버리고 불안이 불러온 편향된 생각으로 섣부른 결정을 할 때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고민했던 그 결정의 순간에 하느님은 어디에 계셨는지 기억하시나요?
 
  무엇인가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는 고민에 있거나, 불안으로 인해 슬픈 감정이 들어 힘들어하시는 분이 있다면,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심’을 청해 보시면 어떨까요. 나의 고백이, 그 고백을 듣는 내 영혼이,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믿음으로 고통과 슬픔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입니다.
 
   대림초가 모두 켜졌습니다. 이제 곧 아기 예수님이 오신다고 합니다. 베들레헴도, 어느 성당도 아닌 바로 나의 마음에 하느님의 새 생명이 태어나십니다. 한 가정에 아기가 태어날 때, 모든 가족이 새 생명에게 해가 되는 것을 찾고 주변을 정리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마음도 정리를 잘 해야 될 필요가 있겠지요. 오시는 아기의 이름이 ‘임마누엘’이라고 하니 우리도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확신으로 기쁨 가득한 이번 성탄을 맞이하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에 오시는 아기 예수님의 성탄을 축하드립니다.
호수 제목 글쓴이
2905호 2025. 12. 28  사랑으로 물들어 가는 가족 new 이요한 신부 
2904호 2025. 12. 25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다.’(요한 1,5ㄱ 참조) 신호철 주교 
2903호 2025. 12. 21  믿고 순종하는 이를 구원하시는 임마누엘 하느님 file 한인규 신부 
2902호 2025. 12. 14  자비롭고 선한 사람 file 손지호 신부 
2901호 2025. 12. 7  방향전환 file 이재석 신부 
2900호 2025. 11. 30  “깨어 준비하고 있어라.” file 김병수 신부 
2899호 2025. 11. 23  모순과 역설의 기로에서 file 김지황 신부 
2898호 2025. 11. 16  가난한 이들은 기다릴 수 없다 file 이상율 신부 
2897호 2025. 11. 9  우리는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file 최정훈 신부 
2896호 2025. 11. 2  우리의 영광은 자비에 달려있습니다 file 염철호 신부 
2895호 2025. 10. 26  분심 좀 들면 어떤가요. file 최병권 신부 
2894호 2025. 10. 19  전교, 복음의 사랑으로 file 김종남 신부 
2893호 2025. 10. 12  우리가 주님을 만날 차례 file 한종민 신부 
2892호 2025. 10. 6  복음의 보름달 file 김기영 신부 
2891호 2025. 10. 5  느그 묵주 가져왔나? file 김기영 신부 
2890호 2025. 9. 28  대문 앞의 라자로를 외면하지 마십시오. file 정창식 신부 
2889호 2025. 9. 21  신적 생명에 참여하는 삶 file 조성문 신부 
2888호 2025. 9. 14  나를 죽이고 십자가를 지는 삶 file 박재범 신부 
2887호 2025. 9. 7  더 크게 사랑하기 위해서는? file 이재원 신부 
2886호 2025. 8. 31  행복을 선택하는 삶 file 박호준 신부 
주보표지 강론 누룩 교구소식 한마음한몸 열두광주리 특집 알림 교회의언어 이달의도서 읽고보고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