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735호 2022. 12. 11 
글쓴이 김홍민 신부 

“광야”, “하느님을 만나는 곳”

 
김홍민 신부 / 수정성당 주임

 
   ‘광야’는 전통적으로 ‘유혹과 시련의 장소’, ‘정화의 장소’이면서 동시에 ‘하느님을 만나는 장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오늘 예수님의 질문, “너희는 무엇을 구경하러 광야에 나갔더냐?”(마태 11,7)는 도전적인 질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느님을 만나는 장소, 유혹과 시련을 이겨냄으로써 정화되는 장소’인 광야인데 ‘너희는 그저 구경이나 하러 나갔더냐?’라며 던지신 질문이 아닐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당연히 “저는 구경하러 간 것이 아닙니다. 유혹과 시련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느님을 만나러 갔습니다.”가 아닐까 싶습니다. 여러분도 같은 생각이시겠지요? 그런데, 정말 우리의 마음이 그러한지 살펴보면 좋을 듯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의 의미를 잘 알고 있습니다. ‘광야’는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한 장소입니다. 이집트의 억압으로부터 해방되어 약속의 땅으로 건너간 장소입니다. 또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시험을 받은 장소로써 ‘하느님 앞에서 무엇이 올바른 행동인지를 배워야 했던’ 장소입니다. “너희는 이 사십 년 동안 광야에서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를 인도하신 모든 길을 기억하여라. 그것은 너희 마음속을 알아보시려고 너희를 시험하신 것이다.”(신명 8,2 참조) 곧, 주 하느님께서 온갖 축복을 베푸시는 분으로 알고 있는지, 그분의 계명을 충실히 따를 각오가 되어 있는지를 응답하고 증명해야 하는 시험의 장소인 것입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러한 광야의 의미를 시대를 거치면서 잃어버리게 됩니다. 예언자들이 “하느님께로 돌아오라.”고 그토록 소리 높여 외쳤건만 하느님으로부터 점점 멀어져간 그들이지요. 그렇게 살아온 그들입니다.
 
   마지막 예언자라 불리는, ‘세례자 요한’은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였습니다.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3,2) 그는 유다 광야에서 ‘회개’를 선포하였고,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시는 분’(마태 3,11 참조)을 선포하였습니다. 이런 그에게 사람들은 “그러면 저희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루카 3,10ㄴ)라고 묻습니다. 요한은 단호하게 말합니다.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라.”(루카 3,8ㄱ) ‘광야’에 나온 이들은 ‘회개의 기회’를 얻었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깨닫게 됩니다. 
 
   하느님을 만나러 오십시오. 그분의 자비와 사랑을 체험하러 오십시오. 그분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증언하러 오십시오. 하느님의 영광이 머물러 있는 ‘성전’으로 오십시오. 코로나19 이전처럼, “함께 성전에 모여” 하느님을 찬양하고 미사 성제를 봉헌하며 기도와 묵상을 통해 그분의 축복을 청하면 좋겠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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