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가톨릭부산 2022.11.09 10:47 조회 수 : 20

호수 2731호 2022. 11. 13 
글쓴이 김남수 신부 

이름

 
김남수 신부 / 메리놀병원 행정부원장

 
   이름에는 자음과 모음의 단순한 조합을 넘어 강력한 의미와 힘이 담겨 있습니다. 이는 옛 어른들께서는 “이름대로 된다.” 하셨고, 자녀를 임신한 부모들은 어떤 이름으로 부를까를 상당 기간 고민하며, 그래서 호랑이가 남기는 가죽에 비견하여 사람이 남기는 ‘이름’에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전례력 가운데 연중 시기를 갈무리할 즈음인 오늘, 말씀의 식탁에서 말라키 예언자는 거만한 자들과 악을 저지르는 자들의 운명을 미리 보여주며, 그들과 다른 처지에 있는 이들, 곧 ‘나의 이름을 경외하는 이’에게는 전혀 상반되는 일들이 벌어질 것이라고 선언합니다. “의로움의 태양이 날개에 치유를 싣고 떠오르리라.”(말라 3,20)
 
   예수님께서는 눈에 보이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향해, 아직 일어나지 않는 때에 대해 언급하시며, 천재지변과 인간의 박해로 인한 혼돈과 고통에 대해 묘사하십니다. 그리고 당신의 ‘이름’ 때문에 보다 더 혹독한 시련을 겪을 것이라 하시면서 인내할 것을 당부하십니다.
 
   지금은 그 양상이 조금 달라졌지만, 대부분의 우리 모두는 좋든 싫든 부모님이나 집안 어른들의 뜻과 바람이 내포된 이름을 부여받았습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어리고 부족함 많은 저를 신부(神父) 수업 받을 수 있도록 추천서를 써 주셨고, 얼마 전에 선종하신 故 김남수(루카) 신부님께서는 남녘 ‘남’(南)에, 물가 ‘수’(洙)를 쓰셨고, 동명인 저는 같은 남녘 ‘남’(南)이지만, 지킬 ‘수’(守)를 쓰고 있습니다. 
 
   특별히 말씀과 성찬의 식탁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베풀어진 세례에 동참함으로써 구원의 보증인 영원한 생명에로 초대받았습니다.
 
   지난날 바오로 사도는 이방인 공동체 테살로니카에 머물면서 그리스도 예수님의 이름을 드러내고자 스스로 모범이 되어, 밤낮으로 수고와 고생을 마다하지 않았다고 하였습니다.
 
   천주교인, 가톨릭 신자, 그리스도인 등 다양하게 명명되기도 하지만, 결국 2022년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이름이 새겨져 있으니, 삶의 자리 주변 필요한 곳에 복음을 전하고 사랑을 실천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구체적으로 점점 추워지는 때에 가난한 이들과 연대하여 나눔을 실천함으로써 교황님의 지향에도 힘을 실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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