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시작- 아멘!

가톨릭부산 2022.10.12 10:41 조회 수 : 120

호수 2727호 2022. 10. 16 
글쓴이 민병국 신부 

기도의 시작- 아멘!


 
민병국 신부 / 꽃바위성당 주임 


 
   오늘 복음 내용은 어떠한 상황에 있더라도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하느님께 의탁하고 기도하라는 내용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불의한 재판관과 한 과부가 등장합니다. 복음을 자세히 살펴보면 ‘올바른 판단’이라는 단어가 복음 말씀 중에 4번이나 나올 정도로 강조됩니다. 재판관에게 지속적으로 말하는 과부의 모습은 머뭇거리거나 망설이는 자세를 보인 것이 아니라, 굳건하게 나아가는 결단력의 모습을 보임으로써, 불의한 재판관의 마음을 움직이게 됩니다. 재판관에게 지속적으로 부르짖는 과부의 모습. 그것이 바로 하느님께 청하는 또 다른 모습의 기도입니다.
 
   기도는 예수님과의 솔직한 만남이자 솔직한 대화입니다. 이 만남과 대화는 신앙적으로 바라볼 때 예수님의 개방성에 나 자신의 마음을 개방함으로 솔직한 만남과 대화가 이루어집니다. 예수님의 개방성(관심의 자세, 들어주는 자세, 베푸는 자세)에 동의하는 것이 기도입니다.
 
   또한 기도는 주님께 대한 ‘의지와 신뢰’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이 ‘의지와 신뢰’가 선행되지 않기에 기도가 힘들다고 말합니다. 
 
   기도하기엔 나 자신의 인내심이 너무도 약한 것이 사실입니다. 기도하기엔 보이지 않는 하느님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기도하기엔 하느님에 대한 믿음이 약해지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기도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기도의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예배(미사)의 행위를 통해, 감사의 행위를 통해, 속죄의 행위를 통해, 청원의 행위를 통해서 드리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하느님께 대한 근본적인 ‘의지와 신뢰’가 내 영혼의 깊은 내면에서 울리는 것이 기도입니다. 동굴 속에 있는 바위에 물방울 하나가 떨어져서 청아한 소리를 내듯이, 하느님이라는 바위에 나의 기도 한 방울을 떨어뜨리는 것. 그래서 내 영혼의 한 방울이 하느님께 스며드는 것. 그것이 기도입니다. 내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올라오는 울림이 기도라면, 미사 중에 습관적인 응답인 “아멘!”을 주님께 대한 전적인 동의로 마음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소리로 응답하는 “아멘!”으로 바꾸는 것이 참된 기도의 시작인 것입니다. 
 
   결국, 참된 기도는 겸손한 기도, 신뢰의 기도, 끈기 있는 인내의 기도, 우리(공동체)가 드리는 기도입니다. 그러므로 나만의 기도가 아닌, 우리(공동체)의 기도가 되어야 합니다. 
 
   나 자신만의 “아멘!”이 아닌, 공동체 전체의 “아멘!”이 되어야 합니다. 
호수 제목 글쓴이
2878호 2025. 7. 13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updatefile 계만수 신부 
2877호 2025. 7. 6  말씀 전하기에 가장 좋은 조건 file 정상천 신부 
2876호 2025. 6. 29  흔들린 고백 file 천경훈 신부 
2875호 2025. 6. 22  새 계약 file 신문갑 신부 
2874호 2025. 6. 15  하느님의 얼굴 file 조영만 신부 
2873호 2025. 6. 8  보호자시여, 저희의 닫힌 문을 열어주소서! file 권동국 신부 
2872호 2025. 6. 1.  승천하신 예수님, 저희도 하늘로 올려 주소서 file 이상일 신부 
2871호 2025. 5. 25.  “너희가 나를 사랑한다면 내가 아버지께 가는 것을 기뻐할 것이다.” file 맹진학 신부 
2870호 2025. 5. 18.  예수님처럼 사랑하기 file 권동성 신부 
2869호 2025. 5. 11.  내 인생의 밑그림을 그리신 하느님! file 박규환 신부 
2868호 2025. 5. 4.  치유, 회복 그리고 부활 file 김영환 신부 
2867호 2025. 4. 27.  토마스 사도 덕분에 file 이창신 신부 
2866호 2025. 4. 20.  부활은 희망입니다 file 손삼석 주교 
2865호 2025. 4. 13.  행한 것이 남는다. file 장용진 신부 
2864호 2025. 4. 6.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file 김태환 신부 
2863호 2025. 3. 30.  감옥에 갇힌 이들 file 송현 신부 
2862호 2025. 3. 23.  무화과나무 한 그루와 나 file 한윤식 신부 
2861호 2025. 3. 16.  산 아래로 다시 내려와서 file 강지원 신부 
2860호 2025. 3. 9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file 장민호 신부 
2859호 2025. 3. 2  다 배우고 나면 내 눈 안에 들보가 있음을 알게 될까요? file 김동환 마티아 신부 
주보표지 강론 누룩 교구소식 한마음한몸 열두광주리 특집 알림 교회의언어 이달의도서 읽고보고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