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

가톨릭부산 2022.09.28 13:42 조회 수 : 193

호수 2725호 2022. 10. 2 
글쓴이 김상균 신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


 
김상균 신부 / 북양산성당 주임


 
   오늘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돌무화과나무더러 ‘뽑혀서 바다에 심겨라.’ 하더라도, 그것이 너희에게 복종할 것이다.”(루카 17,6)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서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는 것이, ‘작은 믿음’을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겨자씨가 실제로는 모든 씨앗 중에 가장 작은 씨앗이 아닌데도, ‘작은 믿음’을 왜 ‘겨자씨 한 알’에 비유하셨을까요? 
 
   우리말에 ‘눈곱만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이 말을 찾아보면, ‘보잘것없이 썩 적거나 작다.’는 뜻이라고 나옵니다. 이와 비슷하게, 예수님 시대에는 ‘겨자씨만 하다.’는 말이 ‘가장 작은 것’ 또는 ‘가장 적은 양’을 가리키는 관용어였다고 합니다. 따라서 ‘겨자씨 한 알만 하다’는 말씀을 우리말 ‘눈곱만하다.’와 비슷한 의미로 사용하셨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겨자는 한해살이풀로 토양에 따라 3미터까지도 자란다고 합니다. 하지만 ‘겨자풀’이 아무리 크게 자란다 하여도 ‘돌무화과나무’와는 비교할 수 없이 크기가 작습니다. 심지어 ‘겨자풀’이 아니라 ‘겨자씨 한 알’과 ‘돌무화과나무’를 비교하시니 둘의 크기 차이는 엄청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는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으로 ‘돌무화과나무’를 바다에 옮겨 심을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마도 믿음의 힘을 강조하시고자 크기가 크게 차이가 나는 겨자씨와 돌무화과나무를 비유로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루카 복음서의 말씀인데요, 마태오 복음서에서는 ‘돌무화과나무’ 대신에 ‘산’과 비교하여 말씀하셨습니다.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산더러 ‘여기서 저기로 옮겨 가라.’ 하더라도 그대로 옮겨 갈 것이다.”(마태 17,20) 
 
   예수님께서는 돌무화과나무이든 산이든, 작은 믿음만 있어도 큰 것을 옮길 수 있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작은 믿음의 힘으로도 엄청나게 큰일을, 곧 기적 같은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오늘 예수님의 이 말씀이, 믿음이 부족한 우리를 격려해 주시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믿음이 부족해도 내가 도와줄 테니 넌 해 낼 수 있어!” 여러분도 삶 안에서, 믿음의 놀라운 힘을 발휘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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