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721호 2022. 9.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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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상원 요셉 |
김상원 요셉 / 성지성당 · 소설가
zbg0028@hanmail.net
우리 부부를 세례 받게 했고, 오늘날까지 삶과 종교의 표양이고 등불이었던 이 요세피나 자매님이 노환으로 투병을 하다 끝내 생을 마감하셨다. 자매님은 1992년 임종하신 불심이 강한 나의 어머니를 어렵게 설득하여 개종시켜 세례를 받게 해 주셨고 천주교식으로 장례를 치르게 해 주셨다. 또한 아내의 대모가 되어 주셨다. 전교를 많이 하셔서 40여 명의 대녀를 둔 자매님은 축일이면 잊지 않고 많은 대녀들을 일일이 챙기고 베푸는 사랑을 실천하셨다. 자매님은 모든 신자가 인정하는 걸출한 주님 사업 선봉장이시다.
내가 자매님과 연이 된 것은 42년 전, 사십 대였을 때부터였다. 나와 같은 아파트 위층에 사시던 자매님은 중후한 인품을 갖춘 고교 교사이신 40대 후반의 신자였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삶이 변하듯, 자매님의 영향인지 나의 아내가 ‘우리도 성당에 가자’고 했다. 아내는 처녀 때 개신교 신자였는데 불교 집안의 남편인 나로 인해 교회에 못 가는 것을 아쉬워했다. 그러나 나는 선뜻 동의를 못했다.
불심이 대단한 어머니가 계시고 대대로 조상 제사를 모시고 있기 때문이었다. 아내는 성당에는 제사를 지내도 되고 술도 마셔도 된다고 설득하고 설득하다 내 주위의 친구 중 인품과 신심이 깊은 천주교 신자인 의사 친구에게 나를 인도해 달라고 부탁했었다. 친구가 나를 설득했다. 나는 입교 전 주위의 천주교 신자들을 유심히 관찰해보았는데 내가 살펴본 신자들은 한결같이 올곧고, 삶이 바른 분들이었다.
세례식 날 자매님은 기도는 신자의 기본이고 주일미사 참례는 신자의 의무라고 하셨다. 3년 후 견진성사를 받기 전 강의가 있었다. 그 당시 신부님 강의의 핵심도 기도는 신자의 기본이고 주일미사 참례는 신자의 의무라고 자매님과 동일했다. 그래서인지 나는 신부님과 자매님이 강조하는 기도 생활과 주일미사 참례를 마음 깊이 새겨두고 오늘날까지 무슨 일보다 기도와 미사 참례를 우선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일생 동안 투철한 신앙심으로 주님 삶을 살다 선종한 요세피나 자매님이 하늘나라에서 영원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오늘도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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