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721호 2022. 9. 4 
글쓴이 이재현 신부 

하느님 나라는 치열한? 계산된 포기의 결과이다. 


 
이재현 신부 / 범서성당 주임


 
  요즘 사람들은 자본주의적 삶의 방식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핵심은 ‘적은 투자로 많은 이윤을 남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선택하기에 앞서 먼저 계산해 봅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일상적인 삶의 방식이 신앙에서는 어떤가요? 똑같이 적용된다고 생각됩니다. 하느님과 세상의 재물을 놓고 늘 갈등하는 우리들입니다. 어떻게 하면 적게 투자해서 구원을 얻을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많은 신자들이 선택하는 길은 세상과 하느님 사이를 절충하는 타협의 삶을 선택합니다.
 
   그런데 이런 계산된 삶의 방식이 잘못된 것일까요? 인간은 생명체이고 모든 생명체의 기본 욕구는 생존입니다. 생존에 있어서 가장 유리한 것은 효율적으로 행동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신앙도 효율적이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명확하게 당신의 제자가 되기 위한 세 가지 조건을 제시합니다. 첫째는 세상 모든 것보다 하느님을 더 사랑하는 것, 둘째는 자신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지고 따르는 것, 세 번째는 자기 소유에 집착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 조건을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정말 치열하게 계산해 보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투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얼마나 치열하게 계산하고 있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예수님도 탑과 전쟁의 비유를 말씀하셨을 겁니다.
 
   그리고 이 치열한 계산에 있어서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나눌까 합니다. 예수님이 제시하신 3가지 조건을 요약하면 ‘포기’입니다. 그리고 이는 ‘또 다른 선택을 위한 포기’이며 ‘더 좋은 것을 채우기 위한 비움’입니다. 또한 능동적 선택에 의한 포기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라 적극적인 행동입니다.
 
   그리고 적극적인 선택과 행동은 미련이나 후회를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정쩡한 삶의 선택은 효율적이지도 않고 희망도 기쁨도 행복도 주지 못합니다. 우리는 치열하게 계산해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단호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주어진 삶 속에서 핑계를 대며, 어정쩡하게 살거나 피해 가는 소극적인 삶이 아니라 하느님을 믿고 적극적으로 선택하고, 포기의 삶을 살아가는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으면 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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