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와 말씀, 사랑의 불

가톨릭부산 2022.08.10 09:57 조회 수 : 42

호수 2718호 2022. 8. 14 
글쓴이 이재석 신부 

기도와 말씀, 사랑의 불


 
이재석 신부 / 부산가톨릭평화방송 총괄국장


 
  사제서품을 받을 때 동기 신부들과 함께 불렀던 성가 한 곡이 생각납니다. 
 
   “사랑에 불타는 주의 십자가처럼 우리도 진리와 사랑에 불타게 하소서.”(사랑의 날개 ‘불타는 십자가’ 中)
   성경에서 불은 빛이신 하느님의 현존과 정화의 의미를 지닙니다. 불은 타서 없어질 것들과 영원히 남을 것을 구별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남은 것들은 더 순수하고 강하게 단련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루카 12,49)고 하신 것은, 당신께서 이 세상에 오시어 거짓된 것들이 드러나고 참되고 영원한 것들이 밝혀지게 되었음을 뜻합니다.
 
   복음 속 예수님의 비유 말씀은 거짓과 멸망할 것에 속한 자들과, 진리와 영원하신 하느님을 바라보는 이들이 공존하는 이 세상의 모습을 생각하게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이 아닌 쪽에 서있거나 진리의 길을 선택한 사람들도 영원한 생명이신 하느님 곁에 오롯이 머물도록 결단하라고 하시며, 당신의 말씀을 듣고 새긴 우리에게 그에 맞갖은 삶의 모습을 촉구하십니다. 
 
   우리 마음속에 하느님의 말씀이 불타고 있다면 그분의 뜻에 따라 기도와 전교, 사랑의 실천에 소홀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신앙의 겉모습은 있으나 구체적인 결단과 행동이 없다면 하느님 편에 온전히 서지 못한 그의 마음속엔 신앙의 불꽃이 꺼져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불타서 없어질 것들에 끊임없이 불을 붙이고 거기에 자신을 던지고 있습니다. 적지 않은 신앙인들 역시 마음속에 이러한 욕망의 불을 지르며 헛된 것에 의지하기도 합니다. 지금 여러분의 마음속에는 어떠한 불이 타오르고 있습니까? 우리는 지금 무엇을 바라보며 어느 편에 서있습니까? 
 
   예수님의 말씀과 성가의 노랫말을 곱씹으며 과연 우리의 마음에 하느님의 불이 타오르고 있는지 되묻게 됩니다. 세상 근심과 이기적인 욕심에 그 불이 꺼져가는 것은 아닌지 돌아봅니다. 
 
   이제 하느님께서 주신 신앙의 불을 꺼뜨리는 어둠의 유혹을 물리치고 주님 사랑의 불을 지피는 참된 신앙인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부디 우리 안에 기도와 말씀, 사랑의 불이 타올라 하느님의 뜻을 찾는 자녀, 용감한 주님의 제자, 거룩한 하느님의 백성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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