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716호 2022. 7. 31 
글쓴이 한인규 신부 

가진 것의 노예가 되지 말 것을 엄중히 경고하시는 예수님

 
한인규 신부 / 영주성당 주임


 
   예수님은 보물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으니 하늘에 보물을 쌓을 것을 대단히 강조하셨습니다.(루카 12,33-34 참조) 그러나 하느님 나라에 대한 의식이 전혀 없는 사람들은 현세적이고 눈에 보이는 것에만 몰두하고 집착하여 자신의 탐욕만을 키워나갑니다. 그래서 이러한 사람들은 오늘 복음에 나오는 어리석은 부자처럼 인간이 생명과 재물의 주인인 양 착각하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물의 노예가 되어 버리고 맙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어리석은 부자는 자신만의 안락한 삶을 위해 재물을 축적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루카 12,19)
 
   어리석은 부자는 땅에서 많은 소출을 수확한 후 그 수확을 허락해주신 하느님께는 조금의 감사하는 마음조차 없이, 오로지 자신을 위해 더 많은 재물을 쌓아둘 곳간과 좀 더 현세에서 누릴 풍요로운 삶만을 생각합니다. 예수님은 현세의 삶에만 집착해 재물만을 쌓는 이러한 부자의 유형을 두고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 한 사람이라고 지적하십니다.
 
   초대 교회 공동체 신자들은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하지 않고 공동으로 소유했으며, 그들 가운데에는 궁핍한 사람들이 하나도 없었다고 합니다.(사도 4,32-34 참조) 초대 교회 공동체 신자들은 “사람은 하늘로부터 주어지지 않으면 아무것도 받을 수 없다.”(요한 3,27)라는 말씀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고, 또한 하느님 나라가 곧 도래하여 완성될 것이라는 종말론적인 삶의 태도를 날마다 지니고 살아갔기 때문에 현세적인 것과 가진 것에 집착하는 탐욕적인 삶을 벗어날 수가 있었습니다.
 
   오늘 제1독서인 코헬렛은 만물의 주인이신 하느님이 계시지 않는 인간의 노력과 욕망은 허무하고 헛되다는 것을 우리에게 깨우쳐주고 있습니다. 예수님 당시뿐만 아니라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은 현재 가진 것과 앞으로 가질 것에 대한 집착으로 경쟁만을 일삼으며 소중한 형제들과 이웃들과의 유대관계를 너무나 쉽게 저버리고 살아갑니다. 우리 모두 우리에게 반드시 다가올 마지막 날을 염두에 두면서 하느님만이 생명과 모든 재화의 주인이시라는 것을 잊지 않고 형제들과 이웃들과의 소중한 관계를 지키며 살아가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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