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하고 따뜻한 마음”

가톨릭부산 2022.02.23 11:13 조회 수 : 91

호수 2694호 2022. 2. 27 
글쓴이 이재혁 신부 

“편하고 따뜻한 마음”

 

 
이재혁 신부 / 사상성당 주임


 
   저는 사극을 즐겨보는 편입니다. 예전에 한창 인기리에 방영했던 허준이라는 사극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허준의 부인이 했던 대사가 생각납니다. “사람의 마음은 불편하고 무서운 곳을 피해 편하고 따뜻한 곳으로 흐르기 마련입니다. 정말 마음이 돌아오길 바란다면 우선은 내가 돌아오고 싶은 곳이 되어야지요.”
 
   그렇습니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사람의 마음도 불편하고 무서운 곳에서 편하고 따뜻한 곳으로 흐릅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잘 드러납니다. 사람들이 가까이하기를 원하고 실제로도 많은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는 사람들을 보면 그 사람의 말과 행동에서 편하고 따뜻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가까이하기를 꺼리고 실제로 사람들이 함께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을 보면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은 차갑고 불편한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지난 설 명절을 전후해서 올바른 대화법에 대한 기사를 보았습니다. 올바른 대화법에서 중요한 것은 ‘솔직하게 말하기’와 ‘공감으로 듣기’라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비난조로 말하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을 삼가야 하며, 말할 때는 ‘나’에 대해서만 말하고, 들을 때는 ‘너’에 대해서만 들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즉 상대의 말을 판단하고 심판하며 충고하고 조언하거나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경청한 뒤 자신의 의견을 말해야 소통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십니다. “선한 사람은 마음의 선한 곳간에서 선한 것을 내놓고, 악한 자는 악한 곳간에서 악한 것을 내놓는다. 마음에서 넘치는 것을 입으로 말하는 법이다.”(루카 6,45)
 
   결국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통해 그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이며, 그 말이 그 사람의 마음 상태를 나타낸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오는 제1독서에서도 “사람의 말은 마음속 생각을 드러낸다.”(집회 27,6)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나의 말이 나의 마음을 드러내는 것이며, 나의 마음이 편안하고 따뜻할 때 나의 말 또한 편안하고 따뜻해질 것입니다. 나의 마음이 편안하고 따뜻하게 느껴지도록 나의 말의 모습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호수 제목 글쓴이
2699호 2022. 4. 3  자비의 하느님 file 김대하 신부 
2698호 2022. 3. 27  우리는 파견된 사람입니다. file 박호준 신부 
2697호 2022. 3. 20  자비로운 기다림 file 이영훈 신부 
2696호 2022. 3. 13  부활의 십자가 file 이영창 신부 
2695호 2022. 3. 6  유혹의 기술과 하느님의 뜻 file 김대성 신부 
2694호 2022. 2. 27  “편하고 따뜻한 마음” file 이재혁 신부 
2693호 2022. 2. 20  “너희는 사랑하여라.” file 정호 신부 
2692호 2022. 2. 13  행복합니다, 하느님과 함께(syn) 길(hodos)을 가는 사람들! file 이균태 신부 
2691호 2022. 2. 6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file 계만수 신부 
2690호 2022. 1. 30  우리는 예언자입니다. file 정상천 신부 
2689호 2022. 1. 23  하느님의 말씀으로 성장하는 교회 file 윤기성 신부 
2688호 2022. 1. 16  오지랖의 영성 file 김준한 신부 
2687호 2022. 1. 9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file 신문갑 신부 
2686호 2022. 1. 2  주님 공현의 삶 file 김태형 신부 
2684호 2021. 12. 26  성가정, 자신을 버리는 만큼... file 권동성 신부 
2683호 2021. 12. 25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께서는 당신께서 늘 우리와 함께 계심을 우리가 알게 하시려고 사람이 되셨습니다. file 신호철 주교 
2682호 2021. 12. 19  복됨과 행복의 관계 file 박규환 신부 
2681호 2021. 12. 12  “저희는 또 어떻게 해야 합니까?” file 이강영 신부 
2680호 2021. 12. 05  환희의 잉태 file 김영환 신부 
2679호 2021. 11. 28  우리와 함께 하시지만, 다시 오시는 예수님 file 이창신 신부 
주보표지 강론 누룩 교구소식 한마음한몸 열두광주리 특집 알림 교회의언어 이달의도서 읽고보고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