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만을 생각하며

가톨릭부산 2022.02.09 14:01 조회 수 : 27

호수 2692호 2022. 2. 13 
글쓴이 사회사목국 
가족만을 생각하며

 
사회사목국(051-516-0815)


 
   캄피(가명, 만 41세) 씨는 중환자실에 누워 있습니다. 의식이 희미한 상태에서도 그는 가족만을 떠올리고 있을 것입니다.
 
   캄피 씨는 몸이 불편한 아버지, 소작농으로 어렵게 살아가는 누나, 학교에 다니는 두 명의 조카를 태국에 남겨두고 홀로 낯선 한국에 왔습니다. 생계를 도맡아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지니고 온 지 벌써 5년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현실은 가혹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아르바이트를 전전해야 했고, 최소한의 생활비를 제외한 나머지를 가족에게 보냈습니다. 가족은 캄피 씨 덕분에 비료를 사고, 대출 이자를 갚고, 학비를 낼 수 있었습니다.
 
   고된 생활이었지만, 전화기 너머 사랑하는 가족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가족의 응원으로 그는 더욱더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캄피 씨 가족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서로에게 의지가 되어주고 있었던 것입니다.
 
   작년 11월 어느 날, 캄피 씨는 일하던 도중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 왔습니다. 갑작스러운 통증에도 참고 일하려 했으나 결국 견디다 못해 병원을 가게 되었습니다. 정밀검사를 통해 결핵성 뇌염, 뇌수막염, 뇌경색, 수두증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이라 응급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수술 후 두 달가량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는데, 1월이 되어서야 간단한 말을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만큼 호전되었습니다.
   
캄피 씨의 소식을 듣고 아버지와 누나는 억장이 무너졌지만, 한국으로 올 수 없는 상황입니다. 캄피 씨는 현재 미등록 체류 상태로 수술비와 입원비, 치료비뿐 아니라 고액의 본국 송환비 마저 부담해야 하지만 도움을 받을 곳이 전혀 없습니다. 수천만 원이 넘는 병원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그의 가족은 백방으로 수소문하며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보았으나, 턱없이 부족하기만 해 안타까운 마음만 가득합니다.

 
   오로지 가족만을 생각하며 힘겨운 타국 생활을 묵묵히 버텨왔던 캄피 씨는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가족을 부양하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왔지만, 한국에서의 삶은 그의 간절한 꿈을 이루어줄 수 없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사랑하는 가족을 만나고 싶었던 캄피 씨는 자신의 건강을 돌볼 여력도 없이 쉬지 않고 달려왔습니다. 홀로 병마와 싸우고 있는 캄피 씨가 건강을 회복하여 고국에 있는 그리운 가족을 만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교우님들의 많은 기도와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사랑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신협 131-016-582122
부산은행 101-2017-0218-01
예금주 : 천주교부산교구
번호 호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192 2812호 2024. 5. 12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file 사회사목국  26
191 2808호 2024. 4. 14  지금 주님을 찾고 있을 그녀에게 file 사회사목국  12
190 2804호 2024. 3. 17  작은 빛이 짙은 어둠을 밝히듯 file 사회사목국  19
189 2800호 2024. 2. 18  위대한 사랑의 힘 file 사회사목국  30
188 2796호 2024. 1. 28.  온 가족이 함께하기를 file 사회사목국  27
187 2788호 2023. 12. 17  무거운 걸음에서 가벼운 걸음으로 file 사회사목국  25
186 2783호 2023. 11. 12  가족이 함께 있는 순간 file 사회사목국  25
185 2779호 2023. 10. 15  아이들과 함께할 행복한 미래 file 사회사목국  11
184 2774호 2023. 9. 10  세호 씨의 간절한 기도 file 사회사목국  30
183 2771호 2023. 8. 20  시련 속에서도 맞잡은 손 file 사회사목국  21
182 2765호 2023. 7. 9  희망의 빛 file 사회사목국  15
181 2762호 2023. 6. 18  든든한 버팀목 file 사회사목국  16
180 2757호 2023. 5. 14  희망찬 미래 file 사회사목국  22
179 2753호 2023. 4. 16  가족이 있기에 사회사목국  14
178 2748호 2023. 3. 12  엄마의 기도 file 사회사목국  47
177 2744호 2023. 2. 12  엄마의 마음 file 사회사목국  23
176 2739호 2023. 1. 8  한 줄기 빛이 희망이 되기를 사회사목국  19
175 2735호 2022. 12. 11  점점 커지는 희망 file 사회사목국  17
174 2731호 2022. 11. 13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file 사회사목국  24
173 2726호 2022. 10. 9  마지막 소원 file 사회사목국  28
색칠하며묵상하기
공동의집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