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688호 2022. 1. 16 
글쓴이 노우재 신부 
“시노달리타스”의 여정, 두 번째 이야기
 

 
노우재 신부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부산교구 단계 책임자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개막 연설 중 “우리가 아름답지만 말하지 못하고, 과거로 가득하지만 미래가 없는 ‘박물관 교회’가 되지 않게 지켜 주소서.”라고 기도하셨습니다. 또한 교황님은 “교회는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역설하시면서, ‘또 하나의 교회’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다른(변화된)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셨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교회에 대한 변화 의지는 분명합니다. 다만 그 변화는 소위 “교회의 왕자들”이라고 칭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시작되는 게 아니라, 세례로 하느님 백성이 된 교회의 모든 구성원의 “친교와 참여와 사명”이라는 틀 안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그리하여 부산교구는 교황님의 시노드 정신에 따라 지난해 11월, 시노드 준비 위원회를 구성하였고, 사제단, 수도자, 평신도 협의회를 비롯한 교구 내 단체의 의견을 수렴하고 통합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그 과정의 일환으로 부산교구 교구장 주교님과 총대리 주교님은 지난해 11월 11일에 ‘부주임 및 보좌 신부님 연례 만남’의 시간을 활용하여 신부님들이 마주하는 교회 또는 부산교구의 모습은 어떤지 경청하고, 서로 참여하여, 사명감을 다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처음에 신부님들은 1년에 한 번 있는 ‘연례 만남’의 시간이 시노드 단계별 회의로 대체 되는 것 같아서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우리 얘기는 듣지 않으시겠다는 거지.” “이거 해 봤자 달라지는 거 있나?” “대충 회의하고 집에 가자. 결국은 윗사람들이 모두 정할 거야” 등등. 이러한 불평과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 지점에서 교황님께서는 분명하게 지적하셨는데, 시노드의 본정신을 실행하는 데 3가지의 위험 요소가 있다는 것입니다. 첫 번째 위험은 형식주의(Formalismo), 두 번째는 주지주의(Intellettualismo), 세 번째는 현실 안주(Immobilismo)입니다.
 
   교황님께서 위험 요소를 지적하셨듯이, 신부님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결의 위험 요소를 토로했습니다. 그럼에도 교회의 변화는 필요한 것이고, 그 변화를 바라는 신부님들은 위험을 무릅쓰면서 시노드 의견서 10개 문항 중 4개 문항을 중점적으로 논의하였습니다.
 
   ① 우리는 여정의 동반자로서 대화하는가? ② 우리는 서로의 말을 열린 정신과 마음으로 경청하는가? ③ 우리는 교회의 봉사자로서 공동 책임을 어떻게 지는가? ④ 우리는 시노드 정신을 살기 위해 어떻게 양성되기를 원하는가?
 
   신부님들은 각 문항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그 대화의 요점들을 정리하여 의견을 공유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처음에 보였던 불편함과 냉소적인 태도는 사라지고, 진솔한 대화로 연례 만남의 시간을 충만하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교회의 변화는 교회 구성원 모두의 진솔한 대화를 통해서 서서히 시작되리라 믿습니다. 부주임/보좌 신부님들은 성령 하느님의 도움으로 이번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기를 희망하며 기도하겠습니다.
번호 호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402 2896호 2025. 11. 2  영혼들 안에 교회의 일깨움 윤정현 신부  4
401 2895호 2025. 10. 26  가톨릭 정신을 바탕에 둔 창의 인재 양성 <대양고등학교> file 가톨릭부산  8
400 2894호 2025. 10. 19  하느님께 칭찬 받는 또 하나의 길, 부산가톨릭대학교와 함께! 원성현 스테파노  20
399 2890호 2025. 9. 28  [사회교리학교 주제강좌] 교황 레오 13세의 회칙 『새로운 사태』의 재조명과 우리 시대 정의평화위원회  13
398 2886호 2025. 8. 31  2025 천주교부산교구 청소년·청년 신앙생활이 담긴 숏폼 영상 공모전 file 평신도사도직협의회  22
397 2881호 2025. 8. 3  “하느님께 영광, 사람들의 성화” 임석수 신부  20
396 2880호 2025. 7. 27  제2회 청소년·청년문학상 심사평 이정숙 에스텔  50
395 2879호 2025. 7. 20  순례의 길에서 나를 찾고 당신을 찾다 file 김덕헌 신부  83
394 2876호 2025. 6. 29  김범우순교자성지 박혁 신부  96
393 2875호 2025. 6. 22  대양고등학교 현장에서 피어나는 복음의 불빛 이양수 엘리사벳  47
392 2872호 2025. 6. 1.  오륜대 순교자 성지 교구 역사관 건립을 앞두고 손삼석 주교  43
391 2870호 2025. 5. 18.  레오 14세 교황 약력 file 가톨릭부산  98
390 2868호 2025. 5. 4.  발달장애인선교회 모임을 소개합니다! file 발달장애인선교회  49
389 2867호 2025. 4. 27.  [사회교리학교 주제강좌] 진단, 우리 사회의 극우화 정의평화위원회  38
388 2864호 2025. 4. 6.  제2회 청소년·청년문학상 문예 작품 공모전 부산가톨릭문인협회  55
387 2860호 2025. 3. 9  Alter Christus 복음적 사랑의 실천-부산 교구민과 함께 발전한 메리놀병원 75주년이 되다 김두진 신부  36
386 2859호 2025. 3. 2  부산가톨릭농아인선교회 ‘즐거움의 원천 쁘레시디움’ 2,000차 주회를 맞이하며 file 가톨릭부산  87
385 2858호 2025. 2. 23.  6R 탄소단식 숏츠 대회 file 가톨릭부산  31
384 2856호 2025. 2. 9.  똑똑!! 음악교육원이지요? 임석수 신부  30
383 2855호 2025. 2. 2  2년 동안 너무나 행복했던 신학원 생활들 김숙희 카타리나  29
주보표지 강론 누룩 교구소식 한마음한몸 열두광주리 특집 알림 교회의언어 이달의도서 읽고보고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