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1.1) 강론 – 예수님과 함께!
주임신부 2022. 1. 1, 범일성당
오늘 우리는 2022년 새해 첫날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새해를 맞으며, 여러분 각자와 여러분의 가정에 하느님의 넘치는 축복이 함께 하길 기도드립니다. 더불어, 오늘은 교회가 정한 ‘평화의 날’이기에, 이 세상에 코로나를 비롯한 많은 어려움들이 물러나고 주님 친히 주시는 평화가 가득하길 이 미사 중 기억하도록 합시다. 또한, 우리 교구는 올 한 해를 ‘성체와 말씀의 해’로 정했기에, 우리가 올 한 해 성체께로 더 나아가고 주님 말씀 안에서 더 힘을 얻는 시간들로 꾸며지길 바랍니다.
우리가 저장해 놓지도 않았고 준비하지도 않았는데, 이 귀한 한 해가 주어졌습니다. 이 시간은 원래 하느님의 것으로서 우리가 거저 받은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올 한 해를 소중한 선물로 주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쉽게 이를 잊어버리고, 마치 모든 시간과 날들이 자신의 것인 양 생각하며 살아가곤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느님께로 향한 우리의 거룩한 삶, 구도자적 삶을 잃어버리게 되고, 세상 속에서만 머물려 함으로써, 하늘이 아닌 땅에서, 천상적 삶이 아닌 지상적 삶만을 살아가곤 합니다.
오늘 새해를 맞으며, ‘주님께서 주신 이 한 해라는 시간들을 우리는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거룩한 삶은 어떤 삶일까?’, ‘천상적 삶은 무엇일까?’ 등을 우리가 다시금 생각했으면 합니다.
우리는 그 해답을, 즉 삶의 자세와 그 모범을, 오늘 성모님의 대축일을 맞아, 성모 마리아님으로 부터 찾을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마리아는 언제 어디서나 당신의 아들 예수님과 함께 하셨습니다. 아들 예수님을 잉태하실 때에도, 나자렛 가정생활을 하실 때에도, 예수님을 키워서 그 아들을 세상 속으로 떠나보내실 때에도, 그리고 당신 아드님의 십자가의 길을 비롯해 그 아들이 십자가에 못 박히신 때와 죽은 아들의 시신을 껴안던 때에도, 성모님께서는 언제나 예수님 곁에 계셨습니다.
성모님께서는 사랑하시는 아드님을 위해 인간적으로 별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보였지만, 그분 삶 전체의 모습은 언제나 ‘예수님과 함께 하셨다는 점’, 그 자체가 대단한 삶의 모습이 아닐까요? 이렇게, 마리아는 예수님과 함께 하는 삶이었기에 ‘천주의 성모님’이 되실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살아감에 있어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수님과 함께 하는 것’임을 묵상하는 오늘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에게 선물로 주어진 올 한 해를 시작하며, 이 한 해 동안 주어지게 되는 귀한 시간들이, 마리아처럼 ‘예수님과 함께 하는 삶’ 되길 기원합니다. 어쩌면, 당연해 보이는 이 말씀이, 사실은 ‘나의 것, 나의 삶에 녹아있는 것’이 되기 위해서는, 분명 우리의 노력이 필요하리라 여기기에, 우리 모두에게 협조자이신 성령께서 그 은혜를 내려 주시기를 또한 청해 봅니다.
새 해를 맞고 계신 교형자매 여러분, 복 많이 받으시고, ‘예수님과 함께’ 이 한 해를 잘 꾸려나가시길 기원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