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강론 – 봉사와 섬김
주임신부 2021. 12. 26, 범일성당
다가오는 1월 7일에, 우리 교구에서는 사제·부제 서품식이 있을 예정입니다. 이 서품식 미사에서의 복음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마태 20,26-28) 복음 내용을 보아서도 알 수 있듯, 교회의 사람은 ‘섬기는 사람’되어야 함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서품 예식서에서 많이 나오는 단어 중의 하나는 ‘봉사’라는 단어인데,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 일 것입니다. ‘봉사와 섬김’, 이는 교회의 사람이 갖추어야 할 덕목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 안에서의 모습은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교회의 사람 자신이 주어진 정당한 ‘권위’가 아닌 ‘권위주의’에 빠지게 되면, 이 ‘봉사와 섬김’의 자세가 퇴색되거나 이를 잊어버리게 됩니다. 또 다른 한편, 이러저러한 내용들 때문에, 신자분들께서 교회의 사람을 봉사와 섬김의 사람으로 만들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언젠가 서품식 때 주교님께서도 강론 말씀에서, “훌륭한 성직자는 훌륭한 평신도가 만든다.”는 말씀을 남기셨는가 봅니다.
‘봉사와 섬김의 자세’, 이 덕목은 성직자뿐만 아니라 교회에 몸담고 있는 모든 이들, 즉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의 구분을 뛰어넘는 ‘신앙인 모두’에게 필요한 ‘기본자세’가 되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을 섬기고, 우리 서로 섬기며 살아야 하는 여러분, 한 해를 갈무리하는 마지막 주일, 교회는 ‘성가정 축일’을 지냅니다.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을 본받아, 우리 각 가정도 성가정이 되길 기도하는 오늘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부모에게 순종하며 지냈다.’(루카 2,51)는 표현 또한 ‘봉사와 섬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을 맞아, 여러분의 가정이 성가정 되길 기원하며, 또한 한편, 우리 본당 공동체도 주님 안에서 하나의 가정이라고 볼 수 있기에, 우리 본당도 성가정 모습 갖추길 바래봅니다.
가정 안에는 ‘아버지’, ‘어머니’, ‘자녀’ 등의 신분이 존재하며, 각 신분에는 정당한 ‘권위’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권위주의’가 존재함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 가정 안에서 권위주의 아닌 권위를 서로 존중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더불어 남기고 싶습니다.
가정 안에서 살고 계신 여러분, 여러분의 가정과 우리 본당 가정 공동체가 성가정 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덕목은 ‘봉사와 섬김’일 것입니다. ‘봉사와 섬김’이 우리 각자의 것, 우리 가정의 것, 우릴 본당의 것 됨으로써, 우리가 머무는 장소들이 지금보다 더 거룩한 장소되길 기도합니다.
강론을 마무리하며 ‘첨부하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올 한 해 동안 우리 본당 공동체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함께 해 주신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남기며, 더불어 우리를 위해 오신 주님 친히 주시는 축복이 여러분의 가정에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