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리구 신앙과 말씀의 해신앙수기 공모전 입선작

 

신앙의 사춘기를 보내며

 

무거성당 김광수 미카엘(가명)

 

나의 신앙생활은 초등학교 때부터이다. 내 아버지는 사고로 내가 태어난지 몇 달 안 되어 돌아가시고 어머니 홀로 나를 키우셨다. 신자인 어머니는 초등학교 때 나를 데리고 성당엘 자주 갔었는데, 그때 나는 세례는 받지 않고 그냥 어머니 따라 성당에만 다녔다. 그 후 어머니 홀로 생계를 꾸려 가시며 신앙생활이 부담이 되신건지...? 아무튼 냉담을 하셨고 또 가정에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가 오며 나 또한 성당에 가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의 기도 생활이 내 안에 존재했었는지 군대에 가서는 잠자기 전 누워서 하느님께 기도하며 잠들고 또 가급적 미사에 참여하였다. 그러다 군 제대 후 사회생활을 하며 성당과 멀어졌지만 항상 자기 전 누워서 기도는 하며 잤다. 그리고 결혼을 하고 자녀가 태어나며 마음 한편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를 전혀 격어보지 못한 내가 과연 아버지 역할을 잘 할 수 있을까?’ 그러던 중 어머니 주위에 힘든 일들이 생기고 내 의지로 해결 안 되는 일들이었다. 그래서 정신적으로 약해지고 잠도 잘 못 자던 중 매일 스쳐만 지나가던 집근처 성당이 눈에 들어왔고 성당 문을 열었다. 마침 평일 오전 미사가 막 시작되는 시간이었다. 그때 제대 뒷면 십자가의 예수님께서 그간 힘들었지? 이제 와서 좀 쉬어라.” 하며 위로를 해 주시는 느낌이 내 가슴에 확 스며들었다. 그때 나는 성인이 아닌 초등학교 때 엄마 따라 성당 가던 꼬마가 되어 예수님께 위로 받으며 미사시간 내내 울면서 아이가 되어있었다. 그리고 옆에 있던 할머니가 미소 지으며 평화의 인사를 해 주시는데 정말 천사의 미소 같았다. 그 후 나는 교리신청을 하고 세례를 받고 보편적인 신앙생활을 시작 하였다. 어린 아이들도 유아세례를 받고 유아실에서 같이 미사를 드렸다. 회사 생활이 3교대 근무라 평일 오전에 가끔 미사에 참석하다 보니 복사도 하게 되었다. 견진 받기 전인데 수녀님이 권유하셔서 그냥 하게 되었다. 지나고 보니 견진을 안 받으면 복사를 못하는데 그 사실을 모르고 지금껏 복사 활동을 하고 있다. 그 후 견진을 바로 받았다. 복사를 시작하면서 아내는 불교집안 이었지만 나와 같이 성당에 나오게 되었다. 신기해서 수녀님께 물어보니 그것이 복사의 은총이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신앙생활이 좋았다. 믿음도 생기고 마음도 여유로워 지고 생각도 긍정적으로 좀 바뀌고 특히 친아버지를 겪어 보진 못했지만 가장으로써 용기도 생겼다. 제대위에서 미사 드리며 예수님과 가까워진 것 같은 든든함... 그러던 중 울산에 태풍으로 물난리가 나고 쉬 는날 복구 자원봉사를 가며 2일간 일했는데 그때 많은 보람과 기쁨을 느끼고 주님께 감사한 마음도 많이 들었다. 이 세상사는 것에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진짜 기쁨인지 조금 알 것도 같았다. 그 후 뭔가 꾸준히 할 수 있는 봉사를 찾던 중 나름 손재주가 있다 생각해서 이발 봉사를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조금씩 모아둔 용돈을 학원등록과 이용기구에 다 소비하며 이용학원을 다녔다. 하지만 너무 힘이 들었다. 애들이 어릴 때라 놀아줄 아빠가 필요할 때 회사와 학원 생활이 쉽지 않았고 학원에서는 퍼머 약품 냄새와 여성들 사이에서 뻘쭐함 등으로 빨리 합격하여 이 생활을 끝내야 한다는 마음에 부담감도 컸다. 하지만 주님이 도와주신 걸까? 거의 학원생중 최단 기간에 합격하였고 시험시간도 마침 근무가 없는 시간을 딱 맞추어서 시험을 치르게 되었다. 그 당시 많이 힘들 때 그냥 조용한 성당 어두운 감실 앞에서 앉아 쉬고 있는데 나에게 큰 체험이 밀려왔다. 불 꺼진 성당 어두운 제대가 갑자기 환해지며 눈부신 늦은 오후의 황금 들판이 펼쳐졌다. 들판 한가운데 식탁과 의자가 있고 거기서 누군가 나를 부르고 있었다. 가까기 다가가니 예수님이었다. 그 분이 손을 펼쳐 들판 한쪽에다 푸른 호수를 만드시는데 끝도 없는 넓은 호수가 펼쳐졌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너의 모든 해야 할 일들 스스로 만든 짐들 걱정들 모두 저 호수에 던져 버리고 그냥 여기 앉아서 나랑 먹고 놀자.” 하시며 옆집 형님 같은 소박한 미소로 팔 벌려 반겨 주셨다. 그때에 느꼈던 위로와 환대는 정말 사람이 해 줄 수 없는 큰 감동이고 무한한 자유를 느꼈다. 그리고 혼자 성당에 앉아 오랫동안 울었던 것 같다. 그 체험 이후로 가급적 하루에 조금이라도 시간을 내어 성체조배를 하며 주님께서 보여 주셨던 자비와 사랑 , 자유 등을 묵상하며 앉아서 쉬곤 한다.

 

지금 내 나이 47세에 세례 받은 지 11년 정도 되었는데 요즘 인생의 사춘기처럼 신앙도 사춘기를 통과하는 것 같다. 신앙생활이 좋을 때도 있지만 한편으론 내 안의 여유와 기쁨은 무시하고 신앙생활에서 강조하는 타인을 위한 희생 봉사를 더 실천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때가 많았다. 그리고 주님께서 나에게 강요하시는 음성처럼 느껴져 마음에 갈등이 생기고 죄책감이 너무 자주 들어서 신앙 너무 무겁게 힘겹게 느껴질 때가 많았고 때론 잠도 많이 설치며 정신과 치료도 받곤 했다. 그래서 냉담을 해야 되나 하며 고민도 했지만 이전에 주님의 무한한 사랑과 그분의 자비를 체험한 후 느낀 기쁨을 생각하니 뭔가 나의 신앙생활이 잘 못 되어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본당 신부님과 또 심리학 박사로 계시는 수녀님과의 상담을 통해서 원인을 알게 되었다. 나의 유아시걸 부친이 안 계시고 어려운 가정생활에서 친척들 손에 자라서 사랑이 부족한 가운데 남의 눈치도 많이 보고해서 그동안 주님께도 그 분의 자녀가 아닌 하인처럼 눈치 보듯이 신앙생활을 한 것 같다. 그래서 요즘은 주님께 모든 것을 열어 두고 솔직한 아이처럼 성체조배 하며 주님 앞에 앉으면 항상 주님은 네가 진정 기쁘고 여유로워야 복음을 나눌 수 있다. 그런 의무감, 죄책감 등으로 무거운데 누군가에게 신앙을 전하는 건 사기꾼이다. 나의 조건 없는 사랑을 믿고 너부터 자유롭고 행복해져라하는 기도의 응답을 받는다. 이런 나의 오래된 상처와 욕구, 부끄러움 까지도 부드럽게 사랑으로 감싸 안아 주시는 주님을 많이 느끼다 보니 신앙생활이 다시금 조금씩 자유로워진다. 십자가를 보면 세로 막대와 가로 막대가 있다. 세로 막대의 위는 하느님. 아래는 피조물. 가로막대의 양쪽은 가족과 이웃 그리고 세상 사람들. 그럼 나는 그 막대의 이음새인 가운데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위로부터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서 좌우로 그리고 아래로 사랑을 흘려보내는... 그러려면 가운데인 나부터 그 사랑을 느끼고 그 사랑안에 평온히 머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란 묵상을 많이 한다. 그래서 요즘은 기도가 좀 바뀐다. 착한, 거룩한 척하는 신자로서의 기도 보다는 솔직한 아이의 기도 같은... “아이고 주님 저는 부족하고 때론 이기적이고 좀 편안하고 싶습니다. 이런 저이지만 그래도 당신 사랑 안에서 아이처럼 단순하게 때론 이방인 이지만 주님께 딸의 치유를 청하는 가나안 여인처럼 뻔뻔하게 당신 사랑 안에 뛰어듭니다.” 하며 그냥 내 삶을 그분 사랑에 맡긴다. 주님은 의인을 부르러 오신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오셨다니 우리가 주님 앞에서 착한 거룩한 척 하는 어른보다는 좀 모자라고 부족하지만 솔직한 아이의 모습이 그 분을 만나는데 더 옳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고 그냥 놓아두어라. 사실 하느님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어린이와 같이 하느님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결코 그곳에 들어가지 못한다.”(마르 10, 14~15) “내가 더 헌신하고 희생하고 기부하고 그러면 주님께서 나의 모든 것을 채워주시겠지라고 믿는 믿음도 중요하지만 비록 내가 부족하고 때론 사랑을 더 나누기보다 나 자신을 좀 아끼고 챙기더라도 이런 내 자신을 조건 없이 사랑으로 받아주시고 이해해 주시는 무한한 주님의 사랑을 믿고 좀 자유롭고 기쁘게 살아가는 것이 더 큰 믿음이고 우리에게 더 필요한 믿음이 아닌가 생각한다. 요즘 묵상하는 성경 구절이 있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 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 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루카 10, 41~42) 봉사, 나눔 등의 활동도 더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주님이 주시는 내 안의 자유와 평화가 잘 유지되도록 주님 사랑을 믿고 그 사랑 안에 머물며 기쁘고 가볍게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위선이 아닌 진정으로 내가 느끼는 기쁨과 자유를 또 다른 이에게 전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의무가 아닐까 생각한다. 요즘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내안에서 가장 사랑과 연민의 마음이 가득할 때는 내 자신이 정말 자유롭고 기쁘고 사랑받음을 느낄 때 인 것 같다. 이 글을 읽으시는 교우분들 중 저처럼 신앙생활이 무겁게 느껴질 때 조건 없는 예수님의 사랑을 믿고 좀 더 자신을 사랑하며 자유롭고 기쁘게 신앙생활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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