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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09 09:38

[강론] 교구 수호자 대축일 -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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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 수호자 대축일 강론 
 

주임신부   2021. 10. 10, 범일성당


 

사제가 되고 싶어서 신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대부분의 신학생들은 신학교 안에서 몇 번 정도는 보따리를 싸게 됩니다. 신학교를 나가려고 말입니다. 물론, 저도 그러했습니다. 보따리를 쌋다가 다시 풀고 하는 경험을 한 것입니다. 

  신학교 일정 중에는 매일 저녁 7시부터 묵주기도 시간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또는 몇 명이 모여서 이곳저곳에서 움직이며 기도를 바치게 되는데, 하루는 제가 ‘내일 새벽에 신학교를 나가야지.’라는 생각으로 보따리를 미리 싸 두었기에, 저로서는 마지막이 될 묵주기도 시간을 맞게 되었습니다. 저는 광주 신학교를 다녔는데, 그 당시 신학교 안에는 논밭이 많았고 자연 경관도 참 좋았습니다. 그날 묵주기도 시간에도 저를 비롯하여 제법 많은 신학생들이 논밭 길을 걸으며 기도하고 있었는데, 제 앞을 걸어가는 한 신학생 모습이 유독 눈에 띄였습니다. 해가 져 가는 그 시간, 하늘은 저녁노을로 온통 붉게 물들어 있어서 참 아름다웠고, 노을이 비치는 논밭 길 가운데를 검은 수단을 입은 신학생 한 명이 묵주를 쥔 채 뒷짐을 지고 기도하며 걸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때 그 모습은, 제가 볼 때엔,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아름답고 거룩하고 감동적이었습니다. ‘한 사람이 기도하면 저런 모습도 되는구나!’라는 생각으로, 그 모습에 제가 반해 버렸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 결과, 나중에 제 방에 들어온 저는 싸 두었던 보따리를 풀었습니다. ‘신랑도 좋지만, 신부는 더 좋다.’는 가르침을 저는 그 한 명의 신학생 모습을 통해 배웠기 때문입니다. 묵주기도 시간이, 그리고 묵주기도의 힘이 저를 다시금 사제에로의 길을 향하게 해 준, 그런 은총의 경험을 오늘을 맞아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서 말씀드리게 됩니다.


 

우리는 오늘, 부산교구의 수호자이신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대축일로서 기리고 있습니다. 오늘을 맞으며, 오늘의 우리 교구가 있기까지 함께 하신 수많은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들을 기억하고 그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지니게 됩니다. 또한, 부산교구의 첫 본당인 이곳 범일성당이 자리매김 될 수 있도록 지금까지 함께 해 주신 수많은 은인들도 감사히 기억하게 됩니다. 

  저 개인적으로 은혜롭게 생각하는 하나는, 교구 첫 본당인 이곳에, 올 봄에 ‘성모정원’이 아름답게 단장될 수 있었고, 또한 성모님을 향한 ‘초 봉헌대’들이 우리 성당에서만 볼 수 있는 묵주의 모습으로 꾸며짐으로서 우리 교구가 ‘묵주기도의 성모님’께 봉헌되었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음에도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기도 많이 바치시는 교형자매 여러분, 저의 경험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의 경험에 따르면, 묵주기도는 우리를 변화시켜 줍니다. 나 자신과 우리 주변, 우리가 기억해야 할 수많은 내용들을 생각하며, 좋은 변화를 안겨주는 묵주기도에, 우리 신앙 선조들처럼, 우리도 매달릴 수 있길 바래봅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 들려오는 마리아의 대단한 한마디 말, 즉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루카 1,38)라는 이 표현이 이제는 우리 각자의 표현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이 강론을 오늘 복음 환호송의 내용으로써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 중에 가장 복되시나이다. 알렐루야!”(루카 1,28 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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