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마당
일반 게시판
2021.10.09 09:38

[강론] 교구 수호자 대축일 - 주임신부

조회 수 47 추천 수 0 댓글 0

교구 수호자 대축일 강론 
 

주임신부   2021. 10. 10, 범일성당


 

사제가 되고 싶어서 신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대부분의 신학생들은 신학교 안에서 몇 번 정도는 보따리를 싸게 됩니다. 신학교를 나가려고 말입니다. 물론, 저도 그러했습니다. 보따리를 쌋다가 다시 풀고 하는 경험을 한 것입니다. 

  신학교 일정 중에는 매일 저녁 7시부터 묵주기도 시간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또는 몇 명이 모여서 이곳저곳에서 움직이며 기도를 바치게 되는데, 하루는 제가 ‘내일 새벽에 신학교를 나가야지.’라는 생각으로 보따리를 미리 싸 두었기에, 저로서는 마지막이 될 묵주기도 시간을 맞게 되었습니다. 저는 광주 신학교를 다녔는데, 그 당시 신학교 안에는 논밭이 많았고 자연 경관도 참 좋았습니다. 그날 묵주기도 시간에도 저를 비롯하여 제법 많은 신학생들이 논밭 길을 걸으며 기도하고 있었는데, 제 앞을 걸어가는 한 신학생 모습이 유독 눈에 띄였습니다. 해가 져 가는 그 시간, 하늘은 저녁노을로 온통 붉게 물들어 있어서 참 아름다웠고, 노을이 비치는 논밭 길 가운데를 검은 수단을 입은 신학생 한 명이 묵주를 쥔 채 뒷짐을 지고 기도하며 걸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때 그 모습은, 제가 볼 때엔,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아름답고 거룩하고 감동적이었습니다. ‘한 사람이 기도하면 저런 모습도 되는구나!’라는 생각으로, 그 모습에 제가 반해 버렸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 결과, 나중에 제 방에 들어온 저는 싸 두었던 보따리를 풀었습니다. ‘신랑도 좋지만, 신부는 더 좋다.’는 가르침을 저는 그 한 명의 신학생 모습을 통해 배웠기 때문입니다. 묵주기도 시간이, 그리고 묵주기도의 힘이 저를 다시금 사제에로의 길을 향하게 해 준, 그런 은총의 경험을 오늘을 맞아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서 말씀드리게 됩니다.


 

우리는 오늘, 부산교구의 수호자이신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대축일로서 기리고 있습니다. 오늘을 맞으며, 오늘의 우리 교구가 있기까지 함께 하신 수많은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들을 기억하고 그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지니게 됩니다. 또한, 부산교구의 첫 본당인 이곳 범일성당이 자리매김 될 수 있도록 지금까지 함께 해 주신 수많은 은인들도 감사히 기억하게 됩니다. 

  저 개인적으로 은혜롭게 생각하는 하나는, 교구 첫 본당인 이곳에, 올 봄에 ‘성모정원’이 아름답게 단장될 수 있었고, 또한 성모님을 향한 ‘초 봉헌대’들이 우리 성당에서만 볼 수 있는 묵주의 모습으로 꾸며짐으로서 우리 교구가 ‘묵주기도의 성모님’께 봉헌되었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음에도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기도 많이 바치시는 교형자매 여러분, 저의 경험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의 경험에 따르면, 묵주기도는 우리를 변화시켜 줍니다. 나 자신과 우리 주변, 우리가 기억해야 할 수많은 내용들을 생각하며, 좋은 변화를 안겨주는 묵주기도에, 우리 신앙 선조들처럼, 우리도 매달릴 수 있길 바래봅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 들려오는 마리아의 대단한 한마디 말, 즉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루카 1,38)라는 이 표현이 이제는 우리 각자의 표현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이 강론을 오늘 복음 환호송의 내용으로써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 중에 가장 복되시나이다. 알렐루야!”(루카 1,28 참조)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날짜
641 본당주보 2020. 04.05 주님 수난 성지 주일(가정 발송용) file 범일사무장 32 2020.03.25
640 공지사항 2020. 1월 일정표 file 범일사무장 139 2019.12.31
639 공지사항 2020년 3월 22일 사순 제4주일 미사 - 천주교부산교구장 손삼석 요셉 주교 집전 다미아나 17 2020.03.22
638 공지사항 2020년 3월 8일 사순제2주일 미사 천주교부산교구장 손삼석 요셉 주교님 집전 범일김안드레아 25 2020.03.08
637 공지사항 2020년 3월 일정표 file 범일사무장 84 2020.02.27
636 월일정표 2020년 4월 일정표 file 조선오이 41 2020.04.07
635 공지사항 2020년도 범일성당 사목계획 file 범일사무장 94 2020.01.08
634 공지사항 2020년도 범일성당 사목협의회 조직도 file 김진규사도요한(홍보분과차장) 146 2020.01.11
633 일반 게시판 2월 생활말씀 “너희에게 새 마음을 주고 너희 안에 새 영을 넣어 주겠다.” (에제 36,26) cthpeter 29 2017.02.20
632 일반 게시판 3월 생활말씀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 (2코린 5,20) 콜베 12 2017.03.31
631 일반 게시판 4월 생활말씀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 저녁때가 되어 갑니다."(루카 24,29 참조) 콜베 22 2017.04.03
630 공지사항 5월 가정을 위한 기도문 김동근신부 39 2019.05.25
629 일반 게시판 5월 생활말씀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마태 28,20) cthpeter 37 2017.05.22
628 일반 게시판 8월 생활말씀 file 범사장 9 2019.07.26
627 일반 게시판 9월 생활말씀 file 범사장 5 2019.09.07
626 공지사항 [ 2023. 파스카 성삼일 안내 ] file 사무실 51 2023.03.31
625 일반 게시판 [ 빈 그릇 ] 2 호호아줌 25 2019.06.05
624 월일정표 [6월 일정표] file 미라클 69 2022.05.29
623 일반 게시판 [강론] 교구 수호자 대축일 - 주임신부 주임신부 37 2022.10.08
» 일반 게시판 [강론] 교구 수호자 대축일 - 주임신부 주임신부 47 2021.10.09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4 Next
/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