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으로 가는 길

가톨릭부산 2021.09.01 10:20 조회 수 : 10

호수 2667호 2021.09.05 
글쓴이 박성미 아가다 
천국으로 가는 길


 
박성미 아가다 / 양산성당 · 동시인
psm2337@hanmail.net


 
   따뜻한 봄날, 네살배기 성표를 만났다. 기저귀를 뗀 지 얼마 되지 않아 주일학교에는 갈 수 없어, 나와 함께 교중미사를 드려야 했다. 혹시 미사 도중에 울면 어쩌나, 화장실에 간다고 하면 어쩌나, 여간 걱정되는 게 아니었지만 성표는 영특하게 잘 적응해 주었다. 고마운 할머니께서는 기특하다고 머리를 쓰다듬고 용돈도 주셨다.
 
   6살이 되던 해에는 교중미사 드리는 모습을 보기를 원했고 일어서기도 하고 앉기도 하며 예식을 따라 하곤 하였다. 어느 날 성찬의 전례 중 영성체 시간에 막무가내로 성체를 달라고 떼를 썼다. 신부님께서는 떼쓰는 성표에게 축성되지 않은 빵을 쪼개어 나누어 주셨다.
 
   집에 돌아온 성표는 성체를 모셨으니 하늘 나라에 간다고, 그런데 천국은 어디 있느냐고 물어보아서 “천국은 죄 없는 사람이 가는 나라란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마구간에서 태어나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시며 당신의 피로 우리의 죄를 씻겨 주신단다. 이분의 말씀대로 행하고 믿으면 영성체로 한 몸 되어 천국 나라에 갈 수 있단다.”라고 설명해주었다. 답변에 이해가 안 가는 듯 계속되는 질문에 성경책을 펴 겨자씨의 비유를 들려주었다.
 
   겨자씨의 비유에서 우리는 우리 마음에 심어진 천국도 아주 작지만 이후에는 큰나무로 자라게 된다는 점을 배울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
 
   예수님께서는 마구간에서 태어나셨고 죽음도 매우 비참했지만 이후 열두 제자들이 예수님의 부활하심을 보고 믿기 시작하여 큰 교회를 이루었듯이 우리도 그분을 믿고 따르면 우리의 생각과 삶을 변화시켜 하느님의 일을 하게 되는 은혜를 받게 된다고 설명해 주었다.
 
   짧고 부족한 나의 성경 해독이지만 성표는 조금은 알아들은 듯 고개를 끄떡였다. 지금 성표는 요한이라는 본명이 있고 초등학교 4학년이 되었다. 아침, 저녁기도를 빠뜨리면 ‘기도합시다’라고 말하며 기도를 시작한다. 성당에서도 복사를 제일 열심히 한다. 하느님을 모르는 성표를 하느님의 자녀로 성장하게 해주시고 건강하게 잘 자라게 해주시는 모습을 보며 천국이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음을 깨닫는다. 
호수 제목 글쓴이
2677호 2021. 11. 14  통공을 믿으며 탁은수 베드로 
2676호 2021. 11. 7  “당신이 천주교인이오?”(1846년 8월 26일 김대건 신부님 옥중 서한 中) 최재석 사도요한 
2675호 2021. 10. 31  아! 옛날이여! 장혜영 루피나 
2674호 2021. 10. 24  아궁이 불을 지피며 박선정 헬레나 
2673호 2021.10.17  주어진 소임에 최선을 다하여 한영해 아가다 
2672호 2021.10.10  최재선 사도요한 주교님과 묵주 기도 정효모 베드로 
2671호 2021.10.03  저희는 사랑이 필요합니다. 최연수 신부 
2670호 2021.09.26  가톨릭 사회교리와 난민 김검회 엘리사벳 
2669호 2021.09.19  장기 숙성 와인처럼 윤경일 아오스딩 
2668호 2021.09.12  가톨릭 성지회와 목욕봉사단 file 서남철 대건안드레아 
2667호 2021.09.05  천국으로 가는 길 박성미 아가다 
2666호 2021.08.29  주님의 도구 김추자 율리아 
2665호 2021.08.22  힘내라! 선한 영향력 탁은수 베드로 
2664호 2021.08.15  하느님, 우리 축복해주세요! 김진수 신부 
2663호 2021.08.08  발 없는 말 정명지 아녜스 
2662호 2021.08.01  아무것도 너를 김지연 안젤라 
2661호 2021.07.25  달걀 후라이 하나의 행복 박선정 헬레나 
2660호 2021.07.18  “생태적 회개” 어떻게 실천할 수 있나요? file 오창석 신부 
2659호 2021.07.11  바다의 별 file 박준철 스테파노 
2658호 2021.07.04  어머니의 믿음 윤미순 데레사 
주보표지 강론 누룩 교구소식 한마음한몸 열두광주리 특집 알림 교회의언어 이달의도서 읽고보고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