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657호 2021.06.27 
글쓴이 이동화 신부 

주님의 손을 잡고 일어서서 살아가기

 
이동화 신부 / 신학원장 겸 신학대학 교수


 
   회당장 야이로는 지역에서는 꽤 존경받는 어른이었지만, 병마와 싸우는 딸아이를 가진 아버지로서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려 딸의 치유를 간곡히 청원합니다. 또한 열두 해 동안 하혈하는 여인은, 율법에 따라 공동체 바깥에 머물러야 했지만, 가느다란 한 줄기 희망을 갖고서 군중 속으로 들어와 예수님의 옷자락에 손을 댑니다. 이들의 간절한 마음은 오늘날 코로나를 비롯하여 개인적 아픔을 가지고 있는 우리의 간절함과 다르지 않은 듯합니다. 이런 아픔을 아시는 주님께서는 이들의 간절한 마음을 헤아리시고, 눈길을 돌려 그녀를 보시고 발길을 돌려 회당장의 집으로 향하십니다. 그리고 그들을 병에서 구해주시고, 죽음에서 소생케 해주십니다. 참으로 간절한 마음은 주님의 눈길과 발길을 돌리게 합니다.
 
   그러나 주님은 단순히 육체의 의사만은 아닙니다. 주님은 사람들의 간절함이 신앙이 되도록 이끌어주시고, 여인의 치료를 넘어 ‘평안’과 ‘건강’을 이루게 하시며, 딸아이의 손을 잡으시고 “일어나라”고 하십니다. 세계보건기구에 의하면, 건강은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육체는 물론이거니와 심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도 평안을 이루는 상태를 말합니다. 더 나아가서 영적인 평화까지를 건강에 포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참다운 건강이란 인간이 평생토록 건강하게만 살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또한 인간이 영원히 살 수 없다는 사실 역시 받아들이며, 주님의 손을 잡고 일어서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역시, 주님의 눈길과 발길을 돌리게 하는 간절한 마음과 기도를 배워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주님의 손을 잡고 일어서서 살아가는 방법도 배워야 합니다. 오늘 인류가 마주하고 있는 감염병과 빈곤에서 벗어나도록, 또한 오늘 내가 겪고 있는 아픔과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해야 합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에 또 다른 질병이 있을 것이라는 사실도, 지금 아픔과 고통 이후에도 또 다른 아픔이 있을 것이라는 사실도 깊이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고통과 아픔 속에서도 주님의 손을 잡고 일어나 사는 법을 깨닫고 배워야 할 것입니다. 인간의 궁극적인 치유와 완성은 오로지 주님 안에서만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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