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가톨릭부산 2021.06.16 09:30 조회 수 : 36

호수 2656호 2021.06.20 
글쓴이 강헌철 신부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강헌철 신부 / 하단성당 주임

 
   오늘 복음은 주님 안에서 우리가 지녀야 할 믿음의 모습이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앞서 ‘저절로 자라는 씨앗’의 비유를 통해 세상을 섭리하시는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겨자씨의 비유’를 통해 아주 작은 믿음으로 완성되는 하느님 나라에 대한 신비를 알려주셨습니다. 제자들에게 믿음의 중요성을 가르치신 것입니다. 그리고는 제자들에게 “호수 저쪽으로 건너가자.”(마르 4,35)하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제자들이 타고 있던 배가 거센 돌풍을 만나게 되자, 제자들은 “스승님, 저희가 죽게 되었는데 걱정되지 않으십니까?”(마르 4,38)하며 투덜거립니다. 거센 돌풍을 만나 물이 배에 거의 가득 차게 되고, 두려움에 떠는 제자들의 모습이 우리 신앙의 일상에 비유될 수 있겠습니다. 우리의 삶에는 순조롭고 편안함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고통과 실패, 시련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러한 상황을 전하는 중에 예수님께서는 고물에서 베개를 베고 주무시고 계셨다고 합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깨우며 걱정되지 않느냐고 투덜거리자, 바람을 꾸짖으시고 “잠잠해져라, 조용히 하여라.”(마르 4,39)하시자 바람이 멎고 아주 고요해졌습니다. 이처럼 예수님은 분명히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게 하시는 능력 있으신 분이십니다. 왜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으시는가? 라고 말할 수 있지만, 제자들만이 배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도 그곳에 함께 계신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제자들은 거센 돌풍과 물이 배에 가득 차는 것이 두려워, 주님이신 예수님께서 함께하신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왜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마르 4,40)
 
   우리 삶 안에서 겪게 되는 인생의 위기와 온갖 위험과 실패, 고통과 시련 중에도 주님께서 함께 계심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언제나 함께하시는 주님이 바로 곁에 계심에도 불구하고 ‘눈앞에 벌어지는 상황’만 바라보며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 삶을 두려움과 혼란에 빠뜨리는 것은 불신과 근심, 걱정입니다. 늘 함께해 주시는 예수님이 계시고, 그분은 능력 있으신 분이며, 내 삶의 주인이심을 믿지 못하기에 두려워하고 걱정하는 것입니다. 세상살이의 어려움에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어리석음보다, 함께 하시는 주님, 우리의 모든 시련과 걱정을 없애주실 분이 주님이심을 믿는 것이 우리 신앙의 첫 마음이어야 하겠습니다. 두려움 없이 믿으며 주님께 의탁하는 이들에게 주님의 은총과 보호가 함께할 것입니다. 
호수 제목 글쓴이
2903호 2025. 12. 21  믿고 순종하는 이를 구원하시는 임마누엘 하느님 file 한인규 신부 
2902호 2025. 12. 14  자비롭고 선한 사람 file 손지호 신부 
2901호 2025. 12. 7  방향전환 file 이재석 신부 
2900호 2025. 11. 30  “깨어 준비하고 있어라.” file 김병수 신부 
2899호 2025. 11. 23  모순과 역설의 기로에서 file 김지황 신부 
2898호 2025. 11. 16  가난한 이들은 기다릴 수 없다 file 이상율 신부 
2897호 2025. 11. 9  우리는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file 최정훈 신부 
2896호 2025. 11. 2  우리의 영광은 자비에 달려있습니다 file 염철호 신부 
2895호 2025. 10. 26  분심 좀 들면 어떤가요. file 최병권 신부 
2894호 2025. 10. 19  전교, 복음의 사랑으로 file 김종남 신부 
2893호 2025. 10. 12  우리가 주님을 만날 차례 file 한종민 신부 
2892호 2025. 10. 6  복음의 보름달 file 김기영 신부 
2891호 2025. 10. 5  느그 묵주 가져왔나? file 김기영 신부 
2890호 2025. 9. 28  대문 앞의 라자로를 외면하지 마십시오. file 정창식 신부 
2889호 2025. 9. 21  신적 생명에 참여하는 삶 file 조성문 신부 
2888호 2025. 9. 14  나를 죽이고 십자가를 지는 삶 file 박재범 신부 
2887호 2025. 9. 7  더 크게 사랑하기 위해서는? file 이재원 신부 
2886호 2025. 8. 31  행복을 선택하는 삶 file 박호준 신부 
2885호 2025. 8. 24  ‘좁은 문’ file 이영훈 신부 
2884호 2025. 8. 17  사랑의 불, 진리의 불 file 이영창 신부 
주보표지 강론 누룩 교구소식 한마음한몸 열두광주리 특집 알림 교회의언어 이달의도서 읽고보고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