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 성혈 대축일(최후의 만찬)
이인숙 안젤라 / 이콘 작가 angela0917@hanmail.net
▲가톨릭교회의 보편적인 성찬례 이콘
가톨릭교회에서 보편적인 성찬례 이콘은 예수님께서 수난 전날 제자들과 지낸 최후의 만찬의 형식이지만 오늘은 정교회의 성찬례 이콘을 다루고자 한다.
이 이콘은 중앙에서 성체를 나누어주시는 예수님과 성혈을 나누어주시는 예수님으로 각각 표현하고 있다.(한 분의 예수님이 성체 성혈을 양손에 각각 들고 나누어주는 이콘의 구성도 있다.) 예수님의 시선이 성체 성혈을 받아 모시는 제자들에 향하고 있는데 이는 성체성사 자체가 예수님의 관심과 사랑의 상징임을 보여준다.
돔 안에 서 계시는 예수님은 유럽의 성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교회의 모습이다. 교회의 가장 중요한 중심부에 돔이 있으며, 그 안에 판토크라토르(만군의 왕)가 그려져 있는 의미와 같다. 돔은 하늘나라의 상징이기도 하며 그리스도는 그곳에서 우리를 내려다보고 계시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성체성사를 행하시는 제단은 단순한 제단이 아니라 하늘의 제단이며 하늘에서도 예수님과 함께 할 약속의 상징이기도 하다.
예수님께서 행하신 최후의 만찬에 함께한 열두제자들이다. 하지만 최후의 만찬 이콘에서와 달리 예수님을 배반한 유다는 없으며, 성령 강림 이콘에서처럼 당시에 함께 하지 않았던 사도 바오로가 오른쪽에 있다. 이는 사도 바오로가 유다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이방인의 사도라는 별명처럼 주님의 성체와 성혈에 참여하는 감사의 성사가 모든 시대, 모든 곳의 교회에 속하는 단 하나의 신비라는 것을 표현한다. 이 이콘에 등장한 사도들은 단지 그들 개인의 자격이 아니라 교회가 설립된 후 마지막 시대에 이르기까지 교회 모든 신자들을 대표한다.
성체 성혈 이콘은 그리스도 자신이 희생 제물로 바쳐진 예배를 직접 집전하는 구성으로 모든 것을 내어주시는 그리스도의 최고의 사랑 표현이다. 주님이 주신 사랑은 받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랑을 나누어 되돌려드리는 것이 주님이 바라시는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