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라, 이는 내 몸이다.”

가톨릭부산 2021.06.02 09:39 조회 수 : 37

호수 2654호 2021.06.06 
글쓴이 신동원 신부 

“받아라, 이는 내 몸이다.”

 
신동원 신부 / 부산가톨릭의료원 원목

 
   “신부님, 라면 끓일까요?” “신부님, 밥 드세요” 미사를 마치고 나서 신자들과 함께 성당 강당에 모여 나눴던 식사 시간이 그리워집니다. 함께 식사를 나누고 친교를 나눈다는 것은 단순히 한 끼니를 채운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 코로나19로 모임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더욱 그 시간들이 그립습니다. 하루 빨리 이 어려운 시기에서 벗어나 예전의 모습으로 함께 모여 기도하고 식사도 하며 사랑과 친교를 나누는 시간이 어서 오길 기도해 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나눈 마지막 식사 때 당신의 몸과 피를 내어 주시며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의 양식으로 죽지 않고 썩어 없어지지 않을 양식인 성체성사의 신비를 알려주십니다. 제자들과의 이별을 맞이하게 된 예수님께서는 사랑하셨던 제자들과의 마지막 식사를 나누시며 빵과 포도주를 들고 아버지께 감사 기도를 드리신 뒤 “받아라, 이는 내 몸이다.”(마르 14,22, 마태 26,26)하시며 영원히 죽지 않는 생명의 양식으로 당신의 몸과 피를 우리에게 주시며 새로운 계약을 맺으십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요한 6,55)하시며 당신이 곧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며 당신의 몸을 먹고, 당신의 피를 마셔야만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고 하십니다. 이로써 교회는 빵과 포도주의 형상 안에 현존해 계신 예수님의 몸과 피를 오늘날 우리가 거행하며 받아 먹고 마시는 성체성사의 신비 안에서 예수님의 현존을 체험하고 우리에 대한 지극한 사랑으로 모든 것을 내어주신 예수님과 하나된 삶을 살기 위해 끊임없이 이 성찬예식을 통하여 하느님과 예수님의 사랑 안으로 일치하도록 우리를 초대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모여 음식을 나누고 사랑을 나누는 것. 비록 화려한 곳에서의 맛깔스러운 음식이 아닐지라도 서로를 위한 사랑과 나눔, 친교와 일치가 있다면 그 자체로써 행복하고 즐거운 식사 시간이 아니겠습니까? 하물며 영원한 생명의 양식으로 우리에게 천상양식이 되어주신 예수님의 몸과 피, 그것은 우리에 대한 하느님 사랑의 성사요, 생명과 나눔, 화해와 친교의 성사입니다. 예수님을 통하여 영적인 생명을 얻고 참된 양식과 영원한 생명을 간절히 원하는 이들에게 사랑과 생명이 되어 주는 우리의 삶이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의 신비’를 기념하는 의미가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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